[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에이프릴바이오가 잇따른 기술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흑자 전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0일 미국 제약사 에보뮨(Evommune)에 APB-R3(IL-18BP 융합 단백질)의 개발 및 글로벌 상업화 독점 권리를 기술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한화 약 6559억원으로 3분기 내 계약금(Upfront) 한화 약 207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에보뮨은 면역학 및 피부질환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기업으로, 창립자인 루이스 페나(Luis Pena)와 유진 A. 바우어(Eugene A. Bauer) 박사는 과거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레브리키주맙(Lebrikizumab)을 개발한 더미라(Dermira)를 공동 창립한 이력이 있다.
◇ APB-R3 현재 가치산정, 약 2439억원
에이프릴바이오는 APB-R3는 2025년 상반기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4년 기준 미국 내 약 810만명이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다. 그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570만명에 달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advanced therapy(첨단 치료제) 침투율은 약 9%에 불과하지만, 2036년에는 건선과 유사한 약 23%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때 아토피 피부염 내 biologics(생물학적 제재) 대상자는 약 8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APB-R3의 타겟인 IL-18은 아직 PoC(Proof of Concept) 입증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IL-18 억제제 선두 주자인 GSK가 임상 2b 단계에 진입한 점을 고려할 때 IL-18 저해가 아토피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APB-R3의 성공률은 평균 알레르기 치료제들의 임상 2상 단계 성공률 약 18.3%에 20% 할인하여 약 14.6%를 적용해 현재 가치를 약 2439억원으로 산정했다”고 말했다.
◇ APB-A1 가치도 재평가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APB-A1의 가치도 재평가받고 있다.
지난 5월 로열티 파마(Royalty Pharma)가 APB-A1과 동일한 기전의 치료제인 프렉살리맙(Frexalimab)의 마일스톤 및 로열티 가치를 한화 약 7200억원에 사들인 것이 배경이다.
프렉살리맙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사노피는 최소 50억 달러(약 6조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에이프릴바이오는 프렉살리맙보다 약 3년 늦은 후발 주자이지만, 피하 주사 제형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어 프렉살리맙과 유사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프릴바이오의 APB-A1은 경쟁 약물인 프렉살리맙 대비 투여 방법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APB-A1의 모든 용량에 대해 피하 주사 제형 전환에 성공했으며, 향후 갑상선 안병증 임상 2상부터는 피하 주사 제형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반면 프렉살리맙은 고용량에서 피하 주사 제형 전환에 실패해 현재 임상 3상을 모두 정맥 주사 제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향후 APB-A1의 임상 결과를 통해 프렉살리맙의 고용량에 대응되는 용량까지 피하 주사 전환에 성공했음을 확인한다면 최종적으로 프렉살리맙과 유사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이프릴바이오는 APB-A1 단일 파이프라인 가치만 고려해도 현재 크게 저평가된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 SAFA 플랫폼 기술력 입증…’선순환 구조’ 기대
이번 기술 수출 성과는 에이프릴바이오의 SAFA 플랫폼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AFA는 에이프릴바이오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로, 반감기를 늘려 약효 지속 시간을 향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 10월에도 룬드벡에 APB-A1 기술을 이전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에이프릴바이오는 APB-A1, APB-R3의 연이은 기술 이전을 토대로 향후 지속적인 기술 이전 성과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계약의 계약금은 3분기 매출액에 일시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24년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라이선스 아웃된 APB-A1 파이프라인이 3분기 내 임상 2상에 진입할 경우 수십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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