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온 사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의사 출신인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아이를 하나 기르는데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환자를 치료하는데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위험에 내몰리지 않도록 공동체, 나아가 국가가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극도로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의정갈등을 우려하면서 국회 차원에서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과거 2000년 6월 의약분업 사태 때에도 의사로서 ‘한겨레신문’ 1면에 익명 투고를 해 의사 파업을 규탄하고 의정갈등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던 인물이다.
이번 의정갈등에서도 의사 자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환자의 인권을 생각해 의사 파업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선민 의원과 만나 의정갈등의 해법을 위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들어봤다. 다음은 김 의원과 1문 1답이다.
– 의정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다. 환자의 특성상 의사를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피력하기 힘들다. 특히 희귀질환자나 암환자들은 다른 병원에 갈 수 없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속에 환자를 살릴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다.”
김 의원은 어릴 적 담관낭종(간과 장을 연결하는 담도가 태어날 때부터 늘어나 체내에 돌이 생기는 병)이라는 생소한 질병을 앓았고 대장암 투병도 해 누구보다 환자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 국회 차원에서 어떤 구상을 가지고 계신지.
“현재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소극적이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이 대안을 만드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을 모두 차단시켜 놓아 안타깝다. 제가 대화를 위해서 국회 차원의 의료개혁특위를 제안한 것도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다. 조국혁신당은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해 보건복지위원회를 중심으로 의정갈등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의료체계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지난 10일 조국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위원회로 의료개혁특위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오는 26일에는 청문회를 열어 의료대란 사태와 관련된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을 불러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준비도 하고 있다.
– 의정갈등뿐만 아니라 의료정책에 산적한 문제가 많은 것 같다. 1호 법안을 의료정책으로 내셨는데.
“간병비 보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서다. 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온 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아파도 비용문제가 가장 큰 산으로 막는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고령화로 간병을 필요로 하는 중증환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행법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급여 범위에 ‘간병’이 포함되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다.
김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급여법 및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취약계층도 간병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김선민 의원은 20일 ‘의료대란으로 드러난 한국 의료공급체계의 문제점과 공공의료 강화방안’ 토론회을 열고 시민사회와 학계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의료혁신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 토론회에서 전체 의료기관의 최소 30%는 공공병원이 돼야 의료가 시장논리에 종속되지 않고 견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4년 기준으로 공공병원의 비중은 전체 의료기관의 5%의 불과한 실정이다.
– 앞으로 의정활동에서 중점을 두고자 하는게 무엇인가
“사회권적 기본권이다. 평등을 실현하는 것도 사회권의 일종이다.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는다는 개념이 평등권의 내용이라면 평등을 실현하는 것은 사회권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 인권위에 근무하면서 사회권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 의료 인프라가 단단하게 세워지더라도 이를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 돼야 한다고 본다.”
김 의원은 의사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의료정책을 연구하다가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준비기획단원으로서 인권위 설립의 기틀을 마련했고 3년 동안 인권연구담당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주거’건강’돌봄권이 시혜가 아닌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로서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국가를 건설하려는 조국혁신당의 비전에 감화받아 정치에 입문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조국혁신당은 전례 없이 여성비율이 높은 정당이 됐다. 의사로서 의료갈등 문제에 해결점을 찾는데 더해 여성위원장으로서 저출산문제와 여성인권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앞장설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김선민 의원, 강경숙 의원, 김재원 의원, 박은정 의원, 이해민 의원, 정춘생 의원 등 여성의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헌정 사상 유례없는 정당이다.
김선민 의원은 조국혁신당 여성위원장으로서 남녀 갈등 없는 부분부터 차근차근 정책적으로 지원해 여성인권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실마리를 찾고 싶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964년 5월24일 서울에서 태어나 정의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복통에 시달리다가 의과대학에서 내과 실습 도중 담관낭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투병을 하면서도 예방의학과 가정의학 및 산업의학 전문의 자격을 따냈으며 대장암 3기를 극복해낸 인물이다.
환자로서 투병생활을 하면서 환자의 인권과 취약계층의 인권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고 의료정책전문가의 길을 걸었다. 최근에는 그의 가치관과 투병, 삶의 이야기를 담은 저서 ‘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를 출간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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