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포용함으로써 아시아의 우려 목록에 또 다른 잠재적 위기를 추가하고 한반도의 오래된 적개심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평양과 하노이를 방문하면서 ‘아시아의 위기 지도’를 새롭게 그렸다고 전하며, 그 중심에 있는 북한은 “러시아의 정교한 군사 지원 약속으로 갑자기 힘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었다. 이 조약엔 두 쪽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을 경우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NYT는 인도·태평양의 현 상황에 대해 대만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화를 언급하며 중국의 압박과 미중 간 경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역내 국가들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과 중국의 핵 무력 확장도 역내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는데 푸틴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안보 우려를 더욱 높여놓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핵 무력 확장과 관련,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1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1월 시점 중국이 보유한 핵탄두가 전년 동기 대비 90기 늘어난 500기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김 총비서의 수사가 최근 수개월간 눈에 띄게 더 적대적으로 변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이미 방어를 강화하고, 미국과 더 가까워지는 방안을 논의해 온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진행됐다면서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아시아 내 활동 급증을 “최악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라며 “러시아가 방금 한 것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비확산 조약을 위반하는 불량국가의 주요 조직자가 될 것이고 유엔제재를 받는 국가가 이것에서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우리에게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이 나라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국은 이번 푸틴의 방문으로 우려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을 인용해 “푸틴은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새뮤얼 그린 교수(러시아 정치학)는 “푸틴은 중국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다면, 다른 곳에서 얻으려고 할 것”이라며 “무기와 노동력, 미국과의 대결 의지 등 그의 희망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슈퍼마켓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한 국가이고, 또 북한이 있다”고 전했다.
NYT는 또한 북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제스처가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을 부채질하면 러시아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서방의 제재와 전쟁, 인플레이션 등으로 고통받는 러시아 경제는 이 이익을 필요로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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