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알아서 척척 주차해주는 시대가 열렸다. 기업들이 앞다퉈 주차로봇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나섰다. 업체별로 제어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현대위아와 HL만도 등 제조업체들이 국내 주차로봇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고 최근에 삼표그룹 계열사인 에스피앤모빌리티도 국내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위아와 HL만도, 에스피앤모빌리티 주차 로봇은 납작한 팔레트 형태로 생김새는 유사하다. 로봇이 차 밑으로 들어가서 들어 올려서 옮기는 방식이다.
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은 차량 전후좌우 방향에서 진입과 이동이 가능하다. 주차로봇을 작동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바닥에 QR코드를 붙여 놓아야 한다. 주차 로봇에 달린 카메라가 QR코드를 인식해 위치를 파악한 뒤 차를 들어서 주차하는 것이다. 주차로봇을 50대까지 동시에 군집 제어가 가능하다.
HL만도의 주차로봇 ‘파키’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자율주행로봇(AMR)이다. 라이다센서와 카메라가 달려 있다. 라이다는 빛(레이저)을 쏜 뒤 그것이 반사되는 신호로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센서다. 이를 카메라와 함께 활용해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움직인다. QR코드 없이 주변을 인식해 움직인다. 또 현대위아 주차로봇 보다 크기는 작고 높이는 낮아 더 빠른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에스피앤모빌리티 주차로봇은 엠피시스템을 통해 차를 들어서 옮기는 방식이다. 엠피시스템은 AGV(무인운반시스템) 방식으로 로봇+딜리버리시스템이 결합됐다. 건물 내에서 미리 구획한 주차 스토리지에 각 층별과 평면별로 수직, 수평 이동과 주차가 가능하다. 세단, 승용형다목적차(SUV), 벤 등 모든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주차로봇은 주차 공간 효율성을 높여 줄 것”이라며 “글로벌시장에서 주차로봇이 각광 받고 있기 때문에 빠른 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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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공간에 맞게 주차로봇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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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지에 주차로봇 특징에 맞게 도입되면 부족한 주차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HL만도의 주차로봇 파키는 경기 성남시 KT판교센터에서 주차로봇을 실증 운영했다. 빌딩 주차공간이 좁고 주차가 어려운 경우 작고 빠른 주차로봇 파키를 활용한다면 실용성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 주차장 초입에서 차를 주차로봇에게 맡긴 후 곧바로 볼일을 보면 주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기본적인 입출고 인증방식을 지문, 페이스 ID, QR 코드 등을 활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러 차를 한번에 출차할 때나 이동시킬 때도 주차로봇 활용이 가능하다. 자동차공장에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완성차를 만든 후 적재 장소로 옮기는 작업에 주차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현대자동차 공장에 주차로봇을 공급해 효율성을 높였다.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 신공장에도 주차로봇이 적용될 예정이다. 공항 주차장에서도 주차로봇 활용이 가능하다. 유럽에서는 이미 공항에서 사용하고 있다. 독일은 주차로봇을 2014년부터 귀셀도르프 공항에 도입했고 프랑스와 영국은 2019년에 생텍쥐페리 공항, 게트윅공항에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유럽 공항에 도입된 주차로봇은 독일 주차로봇 레이(Ray), 프랑스의 스탠(Stan)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주차로봇은 AGV 방식으로 일반주차장과 자동차의 생산라인에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며 “관제시스템을 통해 최대 50대까지 군집 제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차로봇 상용화를 위해선 단점을 보완하고 제도도 주차로봇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내 주차로봇 상용화를 위해선 넓은 주차장뿐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도 주차로봇이 자유롭게 위층과 아래층을 이동할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한다”며 “법적 제도도 주차로봇에 맞게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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