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8월 공개를 예고한 무인택시 서비스 ‘로보택시’ 사업 전망을 두고 투자업계에서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구글과 우버 등 시장 선도 주자들의 경쟁력이 상당해 기대치에 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일(현지시각) 증권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로보택시는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사라는 한계를 넘어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으로 새 수익모델 갖춰낼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8월8일 자율주행 무인 택시 서비스인 로보택시를 공개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테슬라는 로보택시를 앱으로 직접 부르는 차량호출 사업 전략과 비전 등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업계에서는 로보택시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측이 많다.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테슬라가 로보택시로 대규모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목표주가를 현재의 2배 가량인 350달러로 높여 잡았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로보택시가 테슬라의 2029년 기업가치 가운데 90%를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로보택시의 성공 전망 배경으로는 우선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 및 인공지능(AI)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시장 자체의 성장성 또한 높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레이츠 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주행 무인택시 산업은 연평균 60% 이상 성장해 2031년 1076억 달러(약 149조29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일론 머스크도 최근 임금 보상안을 결정하는 투표에서 주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한 만큼 로보택시라는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로보택시에 부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는 선발주자로 이점을 가져갔었지만 이와 달리 무인택시 및 차량호출 서비스는 후발주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RBC는 현지시각 20일 “로보택시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테슬라 사업에 보탬이 되지 않을 수 있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목표주가도 기존 293달러에서 227달러로 낮췄다.
부정적 전망의 근거로는 차량호출 플랫폼인 우버와 리프트 등 이미 상당한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시장을 선점한 데다 자율주행 기술 도입까지 꾸준히 추진한다는 점이 제시됐다.
특히 우버는 구글의 로보택시 자회사 웨이모와 협업으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 3곳 도시에서는 우버 앱으로 웨이모 무인 택시를 호출해 탑승할 수 있다. 피닉스시에서는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반면 테슬라는 무인 자동차 서비스에 필수인 주 당국 허가도 아직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웨이모는 테슬라보다 앞서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에 성공했을 정도로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나간다고 평가받는 업체다. 올해 매출이 5천만 달러(약 693억 원)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운용사 거버 가와사키는 웨이모가 생산 비용을 꾸준히 낮추고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 “로보택시 게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에게 로보택시 사업 전망은 중요하다. 전 세계적 전기차 수요 둔화로 차량 판매로만 성장세를 이어가기가 어려워 새 성장동력이 요구되는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그러나 테슬라가 8월8일 로보택시 데이에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수준의 제품을 내놓는다면 오히려 구글만 돋보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로보택시는 테슬라의 미래 사업에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로보택시는 테슬라에 있어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이 됐다”라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