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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 사전공시 앞두고 대규모 거래…증권사 주관 경쟁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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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4일부터 30~90일 전에 알려야…위반시 20억 과징금

제도 시행 전 자금 확보 수요↑…조직개편·인력 영입 활발

당분간 물량 증가 가능성에 주가 변동성 확대 주의 필요

여의도 증권가 전경ⓒ데일리안 DB

내달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사전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블록딜 물량이 증가하면서 굵직한 딜을 주관하려는 증권업계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시 의무화 전까지 최대한 이익을 챙려는 상장사들이 늘어난 가운데 이를 통해 블록딜 주관 실적을 쌓으려는 증권사들의 행보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기습적인 블록딜 증가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24일부터 시행되는 블록딜 사전 공시 의무제를 앞두고 대규모 블록딜이 잇따르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주관 영업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록딜은 주요 주주 등이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정규장 이외 시간에 주식을 대량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투자금 확보와 상속세 재원 마련 등 다양한 용도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통상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 주가에는 악재로 인식돼 왔다. 그간 공시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블록딜 진행 여부를 인지하지 못하는 개인투자자들과 대주주 간 정보 불균형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정부가 도입한 블록딜 사전 공시 의무제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사 임원이나 지분율 10% 이상인 주요 주주가 발행 주식 수 1% 이상을 거래할 때 목적·가격·수량·기간을 블록딜 90일 이전부터 최소 30일 전까지 공시하도록 한 제도다. 위반 시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는데 거래를 미리 알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다.

제도가 시행되면 모든 투자자가 최소 1개월 전에 블록딜 사실을 알 수 있고 이에 따른 매도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사정에 밝은 국내 증권사들을 빠르게 선정하고 블록딜을 추진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은 블록딜을 성사시키려면 보안과 해외 기관의 투자 수요 확보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주로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주관사 지위를 따냈다.

ⓒ픽사베이

하지만 국내 증권업계가 법인 영업력을 강화하고 블록딜 인력을 영입하며 ‘토종 IB’의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NH투자증권은 기존 태스트포스팀(TF)이었던 블록딜팀을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홀세일 본부 내 정식팀으로 변경하는 등 블록딜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왔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엔켐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엔켐 블록딜에 공동 주관사로 참여했다. 이들 FI은 보유 중이던 엔켐 지분 일부를 지난 17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고 매각 규모는 1908억~1950억원이었다.

에코프로머티 2대 주주인 블루런벤처스(BRV)의 블록딜은 KB증권이 골드만삭스·UBS와 함께 주관했다. BRV는 지난 13일 에코프로머티 지분 2509억원을 블록딜로 팔아치웠다.

이외에도 지난달 28일 하이브가 에스엠 주식 684억원어치를 블록딜로 팔았는데 이 딜은 삼성증권이 주관했다. 이어 29일 DS단석 2대 주주 스톤브릿지캐피탈이 DS단석 주식 234억원 규모를 블록딜했고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주요 주주들이 블록딜을 통한 현금화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회사의 기습적인 블록딜이 증가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일반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블록딜이 출회되는 배경은 사전 공시 과정에서 할인율이 더 하락할 수 있어 제도 시행 전에 블록딜을 진행할 유인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에 있거나 지분 변화가 있는 종목군 등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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