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영화 ‘마스크’의 주인공처럼 얼굴 전체를 연두색으로 칠하고 노란 페도라와 양복을 입은 남성에 ‘AI(인공지능) 메이어(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흰색 가면을 쓴 정체 모를 남성까지…
이들이 등장한 곳은 ‘코스튬 플레이’ 행사장이 아니다. 이들은 2024 도쿄도지사 선거에 공식 출마한 후보자들이다.
일본의 수도, 도쿄의 행정 수장을 뽑는 도쿄도지사 선거가 20일, 후보자 공표와 함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역대 가장 많은 5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정책보다는 기행으로 유권자의 시선을 끌려는 이들이 속속 등장했다.
복장 등 차림새로 기선을 제압한 후보로는 앞서 소개한 마스크 분장의 가와이 유스케(43) 후보와 AI 메이어(51) 후보 외에도 까만 복면을 쓴 요코야마 미도리(46) 후보가 있다. 초록색 두건을 두른 이누부세 히로아키(48) 후보는 평범하게 보일 정도다.
이름이 범상치 않은 이들도 있다. 본명일 리가 없는 ‘닥터 나카마쓰'(96) 후보, 이름 자체가 의미 불명한 ‘아키노리 장군 미만'(37)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전 자위대 항공막료장을 출신의 다모가미 도시오(75) 후보는 “자위대에서 5만 명을 움직인 실적이 있어 사람을 잘 다룬다”며 자신의 이력으로 차별점을 뒀다.
꼼수로 구설에 오른 이들도 있다. 정치단체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은 19명의 공인 후보와 관련 단체 5명 등 총 24명의 후보를 옹립하는 전대미문의 선거전략을 선보였다.
이들은 24명의 후보에게 주어진 선거 포스터 게시판 자리에 기부금을 받고 원하는 포스터를 실어주는 등, 도정과는 관련이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요미우리신문은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이기 때문에 유권자가 그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고 있다. 그런 선거를 돈 모으기나 이름 팔기에 이용하는 듯한 행위는 유권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혼란스러운 선거판 속에서 당선이 가장 유력한 사람은 현직 도지사로 3선에 도전하는 고이케 유리코(71) 후보와 야권을 대표하는 무소속 렌호(56) 후보다. 일찍이 ‘정치 여걸들의 맞대결’ 구도를 그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지난 8년간 도쿄를 이끌어 온 고이케 도정에 대한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이 무사히 종료했지만 폐막 후에는 부패·담합 사건이 발각됐고, 도쿄의 저출생 문제도 악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선거일은 내달 7일. 도쿄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시간은 17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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