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스타벅스 등에 따르면 최근 스타벅스 고객센터에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고객 A씨는 지난 4월 초 할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를 전하러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을 찾았다가 겪은 일을 공유했다.
자신의 할아버지를 ‘젠틀맨’이라고 소개한 A씨는 “할아버지는 평일 오후 3시가 되면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으로 향했다. 아흔셋이신 할아버지는 에스프레소 한 잔과 물 그리고 달콤한 커피 사탕을 함께 즐길 줄 아는 멋쟁이셨다”며 “독립문역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난 3월 말까지 매일 같이 방문하시던 할아버지에게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끼는 곳이자 삶의 낙이었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스타벅스 직원들은 할아버지를 늘 반갑게 맞았다. 하루는 한 직원이 할아버지에게 휴대전화 앱을 통해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A씨는 “이제 나도 스타벅스 앱을 쓸 수 있다고 자랑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바쁜 학업으로 할아버지와 함께 독립문역점에 자주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함께 갈 때마다 (직원들이) 할아버지를 챙겨주고 반갑게 인사해줬다”며 고마워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A씨는 생전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스타벅스 카드를 들고 홀로 독립문역점을 찾았다. 할아버지 카드로 에스프레소를 주문한 A씨가 직원에게 “평일 오후 3시에 에스프레소를 시키던 할아버지를 기억하느냐”고 묻자 직원은 “당연히 알고 있다. 독립문역점 유명 인사인 어르신”이라며 반가워했다.
이에 A씨는 직원에게 “할아버지가 떠나는 날까지 ‘요 며칠 안 가서 스타벅스에서 날 찾을 텐데’라고 걱정하셨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할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들은 직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따뜻한 위로와 함께 케이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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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빈자리 느껴질 때면 독립문역점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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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덕분에 텅 빈 마음이 채워졌다. 오늘 뵌 직원들 말고도 할아버지를 챙겨주시던 분들이 더 계실 거로 생각한다”며 “직접 만나 뵙고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모두에게 따뜻했던 할아버지의 빈자리가 느껴질 때면 스타벅스 독립문역점을 찾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또 A씨는 “최근 독립문역점이 국가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해 새로 단장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면서 “6·25 전쟁과 월남전에 참전하신 할아버지가 독립문역점에 애착을 가지셨던 게 이러한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할아버지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며 “독립문역점을 언제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기억하겠다”고 글을 마쳤다.
이에 온라인 상에서는 “자랑스럽게 살다 돌아가신 참전용사 ‘젠틀맨’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흔이 넘은 연세에도 매일 커피 한 잔의 여유 즐기시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젠틀맨 할아버지 덕분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 감사하다” “나라를 위해 젊음을 희생하신 분들을 잊지 말자” “할아버지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며 애도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 직원들을 향한 칭찬의 댓글도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이번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현지 직원들의 친절함이 계속 기억에 남더라. 직원들은 매뉴얼대로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웃음으로 대해주는 그 친절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 할 것”이라며 “항상 감사합니다. 이 세상의 친절한 모든 직원들분들”이라고 썼다.
이 외에도 누리꾼들은 “훈훈한 얘기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손녀 마음도 예쁘고 직원들 마음도 예쁘고” “그 직원 덕에 스타벅스 이미지 좋아지겠다. 어느곳이든 친절이 중요하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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