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유럽, 21일(현지시간) 폐막
중심부로 옮겨진 전시장…K-배터리 위상 높아져
LFP 앞세워 ESS 시장 주도권 가져간 中
독일 뮌헨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유럽 2024’가 21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ESS 시장에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아직 중국을 따라잡지 못한 모습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인터배터리는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로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2회째 개최됐다. 인터배터리 유럽은 유럽 최대 에너지 전시회 ‘더 스마터 E 유럽’ 내 개최되는 전시회 중 하나다.
외신에 따르면 더 스마터 E 전시회 관람객은 11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관람객 수인 10만6000명보다 더 많아진 숫자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갔다는 것을 방증한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위상도 올라갔다. 지난해 가장자리에 배치됐던 인터배터리 부스가 올해에는 중심부로 옮겨졌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인터배터리는)전시 참가 금액 등 부분에서 굉장히 예외적인 적용을 받으면서 참가하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그만큼 배터리라는 아이템 자체가 중요하고 주최자(더 스마터 E) 입장에서는 K-배터리가 글로벌 수준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파트너로 같이 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참가 기업도 지난해보다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참가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를 비롯,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에코프로 등 소재 기업들까지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총 78개 배터리 기업이 참가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인터배터리 유럽 행사를 통해 한-EU간 배터리 동맹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해 한국과 유럽이 자동차 전동화와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함께 협력하는 기회가 확대되는 성과과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내년에는 규모를 더 확대해 한-EU 배터리 협력의 대표적인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기준 자체적으로 성장했다는 고무적인 분위기와 상반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때 국내 배터리 기업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 1위였으나 전시회 현장에서는 한국 배터리 기업에 대해 관심도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배터리 기업 에스볼트 관계자에게 한국 배터리 기업에 대해 묻자 “한국 기업은 NCM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NCM 배터리는 ESS에서 화재 사고 사례가 많아 중국 내에서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에스볼트 전시부스에는 한 제품을 제외하고 모두 LFP 배터리가 전시돼 있었다. NCM 한 제품마저 ESS용이 아니었다. 중국은 2022년 중대형 ESS에 NCM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른 중국 기업들은 하나같이 한국 배터리 기업에 대해 크게 경쟁의식이 없는 분위기였다. 또 글로벌 배터리 강자인 CATL 관계자는 “한국 기업은 다양한 배터리 종류들을 하고 있지만, 당사는 LFP 배터리 하나만을 집중하고 있어 기술력이 높은 강점을 지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LB 관계자 역시 한국 배터리 기업 시장 점유율이 전보다 낮아지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언급했다.
2020년 전후 국내 기업이 강점을 지닌 NCM 배터리가 적용된 ESS에서 잇따른 화재 사고가 이어지며 국내 ESS 산업도 정체된 분위기다.
국내 ESS 산업이 주춤한 동안 중국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ESS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중국은 값싸고 화재 사고가 낮은 LFP 배터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ESS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전시회 관계자는 이번 더 스마터 E의 참가기업 중 60~70%를 중국 기업으로 추산했다.
K-배터리가 ‘더 스마터 E 유럽’ 내에서의 부스 위치는 좀 더 중심으로 이동했을지 몰라도 실제 주목도나 시장 장악력은 중국에 밀려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을 보여준 제2회 인터배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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