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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조 원 넘는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액과 시가총액이 가장 큰 종목이라는 점과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 설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가 배정 물량 33만 2500주(약 144억 원)에 대해 전날부터 일반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은 약 1151대1로 집계됐다. 주문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청약 증거금은 약 8조 2836억 원, 청약 건수는 약 45만 7000건이었다.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 기준 균등 배정 주식수는 약 0.4주였다. 최소 청약 주식 수(20주)만 주문한 투자자의 약 60%는 1주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노스페이스는 25일 주문 대금 납입을 거쳐 다음 달 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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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설립된 이노스페이스는 고체로켓과 액체로켓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로켓 기술을 갖춘 우주발사체 기업이다. 고객의 위성을 우주로 수송하는 발사 서비스가 주요 사업이다. 아직은 경영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발사 서비스 매출이 본격화하는 2025년 흑자 전환 후 2026년 매출 927억 원, 영업이익 212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연간 24회 발사가 가능한 발사장을 호주와 브라질에 확보했고 내년 7회 발사를 시작으로 2026년 10회, 2027년 16회 발사를 계획 중이다.
앞서 이노스페이스는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599대1의 경쟁률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 가격 범위(밴드·3만 6400~4만 3300원) 상단인 4만 3300원으로 결정했다. 공모가 기준 공모액은 576억 원, 시가총액은 4062억 원이다. 올 코스닥 IPO 최대 규모다.
올 들어 코스닥 IPO 종목 중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지 않은 건 그리드위즈(453450)와 이노스페이스 두 종목 뿐이다. 그리드위즈가 기관투자가들의 양극화한 투심에 상단 초과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 이노스페이스는 주문 물량의 71.4%가 밴드 상단을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정했다. 밴드 상단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문한 비율은 불과 0.7%였다. 국내 증시에서 우주발사체 기업의 IPO는 이번이 처음인만큼 투자자들에게 시장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하자는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지분 보호예수를 최대 3개월까지만 걸었다는 점은 주가 부담 요인이다. 이노스페이스의 유통 가능 주식 물량 비율은 상장일 전체 주식의 약 30% 수준으로 낮지만, 상장 후 1개월 뒤 약 55%, 3개월 뒤 약 68%로 늘어난다.
한편, 이노스페이스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발 주자들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초소형 인공위성을 개발하는 루미르가 3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청구 후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고,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소형 로켓)·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초소형 인공위성) 등도 하반기 예심 신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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