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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와 변동성 높은 환율, 예년보다 빠른 속도의 농작물·가축 질병에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산과 인공지능(AI) 투자 수요 확대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트랩(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다국적 단체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10년에 한 번 발생했던 글로벌 폭염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에는 2.8번꼴로 일어나고 있다. 폭염은 물가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은 과거 장기 평균기온보다 온도가 1도 높은 상황이 1년간 지속되면 농산물 가격이 2% 오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한국의 연중 평균기온이 현재 13.2도에서 2040년 13.6~13.8도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감자 수급 문제로 프렌치프라이 제공을 중단했다. 때 이른 과수화상병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도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ASF의 경우 경북 영천에 이어 이날 대구 군위에서 추가 발병이 확인됐다. 군위군 농가는 43가구로 10만 4000두를 사육 중이다.
외부 요인 역시 좋지 않다. 달러화 강세에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90원을 돌파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20일(현지 시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고 공화당이 하원까지 장악하면 재정적자 확대와 이민 축소로 올해 3.0%였던 미국 소비자물가가 내년에 3.6%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상기온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은 시차를 두고 식료품과 가공식품·외식물가에 반영된다”며 “환율이 높아지면 원유와 다른 수입품들의 국내 원화 표시 가격도 뛰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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