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투자 측면 뿐만 아니라 유지 보수 측면에서도, 아파트에서 저층인 1~3층은 제외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아파트 저층 매물이라면 투자 및 실거주 측면에서 모두 우선순위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글을 작성한 A씨는 아파트 3층에 살고 있는 임산부다. 그런데 어느날 집에 물이 역류해 거실이 물바다가 되면서 가구·가전·집기가 망가져 재산상 피해를 입었을 뿐 아니라, 임신 상태에서 이런 일을 당해 심리·정신적인 피해까지 겪었다고 했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어느날 A씨는 남편과 함께 거실의 80% 정도 면적과 부엌 전체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 물 때문에 온 집안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물의 근원지를 찾아보니 싱크대 배수구 주변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곳에 고춧가루가 잔뜩 끼어있고, 싱크대 전체에 음식물 찌꺼기가 있는 물이 차올랐다가 빠져나간 듯한 모습을 발견한 것. 한 마디로 부엌 배수구 물이 역류해 싱크대를 타고 넘쳐서 바닥까지 차오른 것이다.
A씨는 남편과 함께 바닥 물을 닦아내려고 하다가, 도저히 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 집에 방문한 관리사무소 소장과 직원들에게 원인을 물으니 ‘횡주관이 막혀서 물이 역류한 것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배수관은 수직관과 횡주관으로 나뉜다. 먼저 수직관은 각 가구 배수관끼리 연결하는 관으로 세로로 설치한다. 횡주관은 수직관을 통해 모인 물을 건물 밖으로 빼내는 가로 형태의 관을 말한다.
아파트 구조상 횡주관은 저층부에 설치하고, 이 곳으로 물이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는 식이다. 그런데 마침 횡주관이 A씨가 살고 있는 3층에 설치되는 바람에, 횡주관이 음식물찌꺼기 등으로 막히면서 밖으로 빠져나가야 하는 물이 집 안 싱크대와 배수관으로 역류했던 것이다.
결국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A씨 부부까지 성인 5명이서 바지를 걷어붙이고 2시간 이상 바닥에 깔려 있는 물을 퍼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마루가 젖으면서 물때가 끼고, 쇼파·식탁 등 가구 다리가 물에 불었다. 식기세척기 배수파이프로 물이 역류하고, 바닥에 두었던 집기가 오염되는 등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 더불어 침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집을 며칠 동안 비우고 마루를 새로 깔면서 추가 비용도 들여야 했다.
이런 역류 사고의 경우 A씨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아파트 공용부분인 횡주관이 막히면서 발생했기 때문에, 공동주택 관리규약상 사고 수습에 들어간 비용을 관리비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 다만 물리적인 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이 가능하지만, 임산부인 A와 남편이 겪은 시간적·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금 지급이 불가능하다.
A씨는 “이 경험을 통해 아파트 저층부에서는 생각치 못한 역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만약 내가 저층 주택을 매수해 투자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임차인 피해가 막심할 것이고, 임대인인 나 또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모든 아파트 저층부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층부가 그저 ‘뷰’가 좋지 않기 때문만이 아니라 유지 보수 측면에서도 제외하는 것이 나을 수 있겠다는 것을 배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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