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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구매하면 직접 픽업하거나 원하는 장소로 보내주는 ‘탁송’ 서비스가 있다. 그렇다면 비행기는 어떨까. 비행기를 구매해도 ‘택배’가 가능할까?
에어부산은 지난 19일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새 비행기 출고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에어부산의 새로운 항공기 HL8525를 픽업하러 가는 여정을 담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에 게재했다.
픽업을 맡은 김정범 에어부산 기장은 “항공기를 구매하면 탁송을 해주는 팀도 있다. 하지만 탁송 비용이 1억원에 달한다. 저희가 직접 가서 가져오는 편이 비용이 훨씬 낮기 때문에 직접 픽업하러 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공항과 두바이를 거쳐 독일 함부르크 국제공항에 도착한 항공기 픽업팀은 에어버스 함부르크 공장에서 드디어 HL8525를 만났다.
첫 날에는 에어버스 측의 브리핑과 항공기 외부 점검을 둘째 날에는 고도 3만9000피트까지 직접 항공기를 몰고 올라가 약 3시간의 시험 비행을 진행했다. 시험 비행에서 항공기 통신 시스템을 확인하기 위해 기장은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3일차에는 기술적으로 다시 점검하고 보완할 부분을 최종 체크하고 최종적으로 명의 이전에 사인을 했다.
항공기 픽업 일정을 소화하는 중간 중간 보이는 에어버스 함부르크 공장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일반인들은 보기 힘든 에어버스 공장 내부에서는 실시간으로 항공기들이 조립 중이었다. 김 기장은 “항공기의 동체는 다른 곳에서 생산돼 에어버스의 가장 상징적인 화물 비행기 ‘벨루가’에 실려 이곳으로 배달되고, 여기서 조립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마지막 4일 차 아침, 기장들은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으로 향했다. 승객이나 객실 승무원 없이 소수의 기장과 엔지니어들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 기장은 “객실 승무원이 없기 때문에 식사도 저희가 직접 챙긴다”며 “교대 근무 중 쉬는 사람이 식사를 준비해 서브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세계 각국으로 날아가는 항공기들을 마주치기도 했다. 김 기장은 “비행기들이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날아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저건 오염물질이 아닌 비행운”이라며 “그림자 때문에 검게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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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21일 현재 31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랐다. 에어부산은 3년 전에도 ‘A321 neo’ 항공기를 직접 픽업해 오는 영상을 올려 138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적이 있다. 네티즌들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귀한 영상” “바빴을텐데 이렇게 브이로그까지 올려주니 고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이 내정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이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화물사업부 매각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지역 거점 항공사 확보를 위한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지역 사회에서는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해 지역 거점 항공사로 만들어야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하는 가덕 신공항 안착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토부와 산업은행은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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