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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리전’ 된 제4 인뱅, 수익성 제고 ‘황금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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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각 사.
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 사진=각 사.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4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사실상 이번 ‘제4 인뱅’ 경쟁이 시중은행 간 경쟁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에 이어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도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판을 키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존 은행의 제 4인뱅 컨소시엄 참여를 두고, 인뱅 업계 진출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직간접적 이익을 염두에 둔 도전으로 해석한다. 최근 기존 인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MZ 등 젊은 세대에 특화된 인뱅 플랫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금융데이터 또한 기존 은행 고객의 데이터와 차별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기존 은행업권과 인뱅 업권 간 이어져 온 디지털, 플랫폼 등에서의 간극이 상당 부분 좁혀졌다는 점에서 기대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현재 제4 인뱅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정상혁 신한은행장.  /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현재 제4 인뱅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정상혁 신한은행장.  / 사진=신한은행

제4 인뱅, ‘시중은행 대리전’ 양상

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제4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제4 인뱅)’ 선정 절차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공식적으로 제4 인뱅 컨소시엄에 도전장을 던진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 기업 ‘더존비즈온’이 준비하고 있는 ‘더존뱅크(가제)’ 참여를 유력하고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에는 더존비즈온과 함께 기업 신용평가사 ‘테크핀레이팅스’를 출범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대출 시장에서 필수적인 차주별 ‘신용평가’와 관련해, 더존비즈온이 보유한 기업의 자금 데이터가 대출 영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인뱅뿐 아니라 새롭게 출범하는 은행들이 당면과제로 꼽는 부분이 바로 ‘대출 영업’이다. 출범 초기 여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는다면,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더존비즈온과 같은 업체들이 보유한 기업 자금 데이터는 초기 기업대출 확대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제4 인뱅 컨소시엄 참여를 확정한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이 된 ‘KCD뱅크(가제)’에 투자 의향서를 제출했다. KCD는 전국 140만 소상공인 사업자를 대상으로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며 소상공인 대상 특화 서비스를 제공해 온 기업이다.

KCD 역시 캐시노트를 기반으로 방대한 분량의 소상공인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현재 전사적으로 ‘기업대출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우리은행 또한 이러한 소상공인 데이터를 향후 초기 중소‧중기 대출 영업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제4 인뱅 참전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구체적인 컨소시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복수의 컨소시엄을 놓고 참여를 논의 중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모두 각각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중소기업, 농업 금융 공급을 컨소시엄 선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높아지는 인뱅 수익성, 시중은행도 ‘군침’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그리고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까지 제4 인뱅 참전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사실상 국내 대표 시중은행 모두 인뱅 업계와 한배를 타게 됐다. 이번 제4 인뱅 컨소시엄 이슈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 않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카카오뱅크(KB국민), 토스뱅크(하나)에 지분투자 형태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처럼 기존 국내 대표 시중은행들이 모두 인뱅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 크게 ‘수익성’과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꼽고 있다.

우선 인뱅 업계의 경우, 초기 부침을 딛고 본격적인 수익성 제고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뱅 3사의 전년 대비 당기순익 증가율은 무려 326.3%에 이른다. 1.7%에 그친 시중은행, 그리고 국내 전체 은행(특수은행 포함)의 증가율인 30%를 압도하는 수치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1분기에도 지속했다. 실제 국내 3대 인뱅(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익 합계는 176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43억원) 대비 110%가량 증가한 수치다.

케이뱅크의 경우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507억원을 기록했고, 토스뱅크는 전년 동기 280억원 적자에서 1년 만에 148억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1112억원의 1분기 당기순익을 기록했는데, 자산규모에서 카카오뱅크를 앞서는 경남은행(1012억원), 광주은행(733억원) 등 일부 지방은행을 앞선 기록이다.

이같은 인뱅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 건 폭발적인 대출 증가세다. 실제 지난 1분기 인뱅 3사의 대출 잔액은 약 69.9조원으로 전년 동기(약 50조원) 대비 40%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4% 수준에 그친 5대 시중은행의 여신 잔액 증가폭과 큰 격차를 기록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인뱅, 은행업권 새로운 ‘기회’ 될까

현재 기존 시중은행의 당면 과제는 ‘수익성 제고’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기업대출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실상의 ‘출혈경쟁’으로 귀결되는 흐름이다. 그런 까닭에 꾸준히 수수료 등 비이자익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마저도 최근 불거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이하 홍콩ELS)’ 원금 손실 사태 여파로 동력이 위축되고 있다.

반면 인뱅은 현재 시중은행과 달리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대출 확대 압박’을 받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대출자산 확대를 꾀하고 있는 시중은행의 입장에선 인뱅이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러한 시중은행의 제4 인뱅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 인뱅이 완전히 안착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데다, 수익 모델 역시 기존 시중은행의 ‘이자익’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소위 ‘기울어진 운동장’을 언급하며 핀테크, 인뱅 업계를 비판했던 전통적인 은행업권이 이제는 인뱅을 ‘경쟁자’가 아닌 ‘전략적 동반자’로 보고 있다는 점은 유의미한 변화로 거론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인뱅의 경우, 잠재적 미래고객인 MZ세대가 주 고객층이라는 점에서 시중은행에는 꽤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수익성뿐 아니라 MZ에 특화된 금융데이터 및 고객을 확보할 기회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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