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금융권에 준하는 규제가 요구되고 있다. 당연히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 업비트는 운영사인 두나무 송치형 회장이 이를 직접 챙기면서 고객 안심을 다짐하고 있다.
21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최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규모는 649조원으로 거래 이용자 수는 645만명에 달한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원화 예치금 또한 4조9000억원으로 지난 8월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규제가 마련되기 전부터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한 ‘3무(無) 정책’을 운영하며 선제적 대응에 앞장서 왔다.
업비트의 3무는 ▲자산 운용 ▲출금 걱정 ▲서비스 중단 등에서 문제가 없음을 말한다. 이는 일견 당연한 듯 보이지만 쉽지는 않은 문제다. 실제 지난해 하루인베스트가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이용자에게 예치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업계에서 가상자산 운용의 위험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거래소에 예치되는 이용자의 가상자산이 운용되진 않는지, 언제든지 출금이 가능한지 등의 우려가 뒤따랐다. 하루인베스트 사태 이후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7조 제2항에 따라 앞으로 제3자에게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맡기는 예치·운용업은 금지된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규제 마련 이전부터 가상자산 거래 및 스테이킹 등 모든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예치되는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일체 운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스테이킹 서비스는 외부 업체를 통하지 않고 100% 자체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 2018년부터 정기적으로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회사 보유 자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 디지털 자산 및 예치금 실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다. 업비트는 이용자가 예치한 자산 이상의 충분한 수량을 보유하고 있어, 업비트 이용자는 언제든지 거래소에 맡겨둔 자산을 출금할 수 있다.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기준, 업비트는 이용자에게 지급해야 할 가상자산 대비 약 102.82%(금액 기준)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예치금의 경우 이용자에게 지급할 금전 대비 103.15%의 금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킹을 비롯해 화재·지진 등 재난·재해 발생에도 대비하고 있다. 내달 19일 시행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용자의 가상자산 중 80%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콜드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핫월렛보다 해킹 위험성이 적다. 업비트는 출범 초기부터 이보다 높은 비율로 이용자의 가상자산을 콜드월렛에 보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진·화재·태풍 등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업무가 중단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 평가하는 ‘ISO 22301’ 인증도 지난해 획득한 바 있다.
ISO 22301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재난·재해로 인한 각종 사고 발생을 대비해 업무 중단에 따른 파급력 수준 및 시간에 따른 복구 수준 등을 미리 분석하고, 복구 방안 등 정책을 수립해 관리·운영해야 한다. 또 해당 인증 유지를 위해 매년 사후 관리 심사를 받아야 하며, 3년 주기로 갱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송치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업비트는 규제에 앞서 선제적으로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며 “앞으로도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동 기자 sonn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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