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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보험’ 인도 노동자들 4.7억원 보험금 수령… “펄펄 끓는 韓도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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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아메다바드의 한 거리에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노동자의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인도 아메다바드의 한 거리에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노동자의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인도 서부 지역 아메다바드에는 지난달 19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43℃ 이상의 폭염이 이어졌다. 이곳 노동자 대부분은 더위로 일을 하지 못하면 생계가 어려운 일용직.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지역 여성 노동조합과 기후단체가 나섰다. 기온이 40℃를 넘기면 하루 일당의 일부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폭염보험’을 만든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에서 폭염보험에 가입한 여성 노동자는 5만여명으로, 지난달에만 인도 22개 지역에서 4만6000여명이 34만달러(4억700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았다.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으면서 ‘지수형 보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수형 보험은 기온·강수량·강설량 등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거나 미만일 경우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보험금을 정액 지급하는 상품이다. 고객 눈길을 끌기 위한 홍보용 상품처럼 보이지만, 기후변화에 큰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에 유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상생 금융 차원에서 정부·지자체가 보험사와 손잡고 지수형 보험을 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기관 ‘커스텀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수형 보험(Parametrics Insurance) 시장 규모는 2022년 152억달러(21조413억원) 수준이었다. 기관은 지수형 보험 시장이 2032년 35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지수형 보험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최초로 낙농업자를 대상으로 한 폭염보험을 출시했다. 여름철 온도·습도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식이다. 캐나다는 카놀라를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폭염이 발생하면 1에이커(4㎡)당 5~100달러를 지급하는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스미모토생명은 소프트뱅크와 협력해 보험료 100엔(870원)을 내면 열사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입원비를 보장하는 미니보험을 2022년 처음 선보였다.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솜포재팬은 개인 건강보험에 폭염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는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할머니가 대구의 한 쪽방촌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앉아 있다. /뉴스1
할머니가 대구의 한 쪽방촌에서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앉아 있다. /뉴스1

지수형 보험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매년 발생하는 막대한 피해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을 통한 날씨 예측이 더 정교해지고 있어 상품 개발도 더 수월해졌다.

국내에도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상하는 풍수해 보험이 있고, 기후성 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이 출시된 적이 있지만 지수형 보험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수형 보험은 피해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보험금을 정액 지급하지만, 이 상품들은 실제 피해가 발생해야만 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수형 보험의 특성을 활용해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록적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일용직 노동자나 온열질환에 걸렸지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힘든 사람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험연구원의 김경선 연구위원은 “지수형 보험이 취약계층의 소득 보전 역할도 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저렴한 미니보험 형태로 출시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취약계층은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가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 등도 고민해 볼 수 있다”라며 “상생 차원의 상품을 출시하면 이익 창출은 힘들겠지만 보험사 이미지도 높일 수 있어 좋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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