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러시아와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상대국에 적대적인 제3국과는 동맹을 맺지 않겠다는 원칙도 합의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토 람 베트남 국가주석은 2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주석궁에서 회담한 뒤 공동성명과 양해각서를 포함 11개 문서를 채택했다.
먼저 푸틴 대통령과 람 주석은 1994년 체결된 양국 간 “우호관계 기본원칙에 관한 조약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람 주석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베트남과 러시아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주요 원칙에 동의했다”며 양국은 상대국의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을 해치는 제3국과 동맹을 맺거나 조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람 주석과의 회담에서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신뢰할 수 있는 적절한 안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상호 관심을 표명했다”며 “폐쇄적인 군사·정치 블록(동맹)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양국은 베트남에 원전 연구소를 건립하고 대륙붕 광구 개발에 러시아 에너지기업이 참여하는 등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원자력공사 ROSATOM 대표와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은 베트남 남동부에 원자력 과학 기술 센터를 건립하는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남부 대륙붕 ’11-2 광구’ 개발을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자루베즈네프트에 허가했다.
이날 앞서 주석궁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람 주석과 베트남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의장대는 예포 21발을 발사하며 푸틴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했다.
푸틴 대통령은 람 주석과의 회담에서 주석이 과거 공안부 장관 시절 러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회상하며 양국 간 무역 및 경제 관계가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는 “지난해 무액 매출액은 8% 증가했다. 양국 정부 간 위원회는 이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2015년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경제공동체(EurAsEC)와 베트남 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으로 무역액이 증가했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내년 5월 9일 열리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식(모스크바 전승절)에 람 주석을 공식 초청했다. 또한 베트남이 주요 회원국으로 활동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러시아 간 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람 주석은 지난 3월 치러진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국민 절대다수의 지지로 5선에 성공했고 러시아의 안정을 이뤄냈다고 추켜세웠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지난 20년간 우리는 러시아의 정치 및 사회 안정이 강화되고 경제가 활발히 발전하며 국민들의 삶이 개선되고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지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람 주석은 또한 베트남 전쟁에서 소련이 북베트남을 지원한 것에 사의를 표한 뒤 러시아를 외교정책 우선순위국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북한 평양을 출발해 베트남에 입국한 푸틴 대통령은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해 팜민찐 총리(3위), 쩐 타인 만 국회의장(4위) 등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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