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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EMP(ETF Managed Portfolio)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상장된 ETF 수가 코스피 상장사보다 많아지면서 전문적인 운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공모 EMP 펀드의 설정액은 1조 4181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1조 2202억 원)보다 16%가량 증가했다. EMP 펀드의 설정액은 2022년 1조 2423억 원에서 지난해 소폭 줄었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리는 상황이다. EMP 펀드는 투자 대상의 절반을 ETF와 ETN으로 구성한 상품이다. 이미 종목이 분산된 ETF와 ETN을 다시 배분하는 만큼 ‘초분산형 상품’으로 꼽힌다.
EMP 펀드가 올 들어 규모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ETF 시장의 급성장과 밀접하다. 비슷한 유형의 ETF가 우후죽순식으로 상장하기 시작하면서 운용역의 역량에 자금을 맡겨 선별적으로 투자할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ETF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전까지 대표지수형 상품이 주를 이루면서 분산투자의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상품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다 보니 개인이 일일이 상품을 선별하기 어렵다.
실제 국내 상장 ETF 수는 전날 기준 875개로 코스피 상장사(835개)를 크게 앞섰다. 미국 상장 ETF의 개수 역시 3500개 수준으로 개인이 개별 ETF의 특성을 모두 파악하기 현실적으로 힘들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트렌드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에 투자하려고 해도 관련 테마 종목 수가 20~30개에 달할 만큼 세분화되고 다양화돼 직접 ETF에 투자하기 까다롭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EMP 펀드는 변동성 장세에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혔지만, ETF 시장이 팽창하면서 선별적인 ETF 투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ETF 시장이 성장할수록 EMP 펀드도 함께 커지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EMP 펀드를 속속 출시하면서 시장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2년 54개였던 공모 EMP 펀드는 지난해 5개 상품이 출시된 데 이어 올해도 4개가 추가로 설정됐다.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다올자산운용이 200억 원 규모로 EMP 사모펀드를 설정하고 최근에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EMP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EMP 펀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에는 ETF 업계 점유율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자사의 ‘ACE ETF’를 투자대상으로 담은 EMP 펀드인 ‘한국투자ACE+글로벌신성장’과 ‘한국투자ACE+미국나스닥’ 펀드를 신규 출시했다. ‘한국투자ACE+글로벌신성장’는 ‘ACE ETF’를 포함해 국내외 다양한 ETF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고 ‘한국투자ACE+미국나스닥’는 나스닥100 지수 추종 ETF에 미국 개별주식, 테마 ETF 등을 편입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목표전환형, 손익차등형 등을 통해 시장에서 팔리는 공모펀드를 내놓기 위해 필사적이라 전문적인 운용 역량에 기대 ETF에 투자하는 EMP 펀드가 새 트렌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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