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등 기관들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확정된 올 5월 말 이후 코스피에서 2700억 원 넘게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밸류업 발표 당시만 해도 국내 주식을 사들였던 기관이 정책이 확정되자 차익 실현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27일 정부의 밸류업 가이드라인 확정 이후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2456억 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 전체가 순매도한 금액(2743억 원)의 90%에 육박한다. 연기금과 기관이 올해 코스피에서 팔아치운 금액도 각각 7142억 원, 7조 7321억 원에 달한다.
연기금이 최근 한 달 새 많이 사들인 종목은 셀트리온(068270)·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에이피알(278470) 등이다. 밸류업 수혜주와 실적주들은 매도하며 수익 확정에 치중했다.
|
투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수급이 긍정적이라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국내 투자를 일시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미 상당수 국내 대형주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에는 국내 증시가 변동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잇따라 연금 개혁이 불발된 것도 국내 주식 편입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가 디스카운트된 한국 증시의 체질을 개선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엔비디아의 반도체 공급망에 속하는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연내 미국의 기준 금리 인하가 예정돼 호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이나 기관을 매수로 돌릴 유인책이 나오면 증시 분위기도 한결 나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금융 당국은 밸류업을 지속해서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콜마홀딩스는 올 상반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예고하며 밸류업 공시 5호 상장사에 이름을 올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