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고금리, 공사비 인상 등으로 건설업계가 지난해부터 도시정비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가운데, 10대 건설사의 올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면서 하반기 도시정비 사업 활성화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정비사업 실적, 지난해보다 개선…포스코·현대 ‘활약’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수주 실적을 공개한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의 올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10조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8조7793억원)대비 약 14% 증가한 금액이다.
건설사별로는 포스코이앤씨가 3조4238억원을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을 시작으로 △고양 별빛마을8단지 리모델링(4988억원)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2821억원) △가락미륭아파트 재건축(2238억원) △서울 노량진1구역 재개발(1조927억원) 등을 수주하며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3조원을 넘겼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올해 반포·개포·한남·성수·압구정 등 핵심지역에도 ‘오티에르’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수도권 주요 사업지 위주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도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시작으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 △대전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등의 사업지에서 3조3058억원을 수주했다.
이처럼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상반기 전체 수주액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도시정비사업 ‘양강 체제’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134억원 차이로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유지한 바 있다.
정비사업 속도 내는 롯데·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9378억원)과 SK에코플랜트(8763억원)도 뒤를 이었다. 정비사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지난해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은 1분기 수주 소식이 없었으나 2분기 들어 연달아 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안양 종합운동장 북측 재개발’ 사업권을 따냈다. 경기 안양 동안구 비산동에 지상 35층, 11개 동, 1283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총공사비는 4315억원이다. 지난 1일엔 2597억원 규모의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2차 재건축도 수주했다.
SK에코플랜트도 현재까지 △신반포27차 재건축(1039억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2203억원, 현대건설과 컨소시엄) △미아11구역 재개발(2151억원) 등을 수주했다. 특히 미아11구역 재개발 수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신반포 27차의 경우는 공동주택 2개 동, 210가구를 신축하는 비교적 소규모 사업이지만, 자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드파인’을 강남권 재건축에 처음 적용한 단지라는 상징성을 가져갔다.
또 컨소시엄 구성 전략으로 도시정비사업에 참여하는 기조를 보였다. 부개5구역의 경우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뤘다. 지난 16일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전 가양동 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대전광역시 동구 가양동 176-14번지 일원에 지하 4층 ~ 지상 35층, 14개 동, 총 1560가구 규모의 아파트 및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총도급액은 약 5145억원이다. 이 중 SK에코플랜트의 지분은 50%다.
이에 더해 대전 도마·변동6-1구역 재개발 시공사 입찰에도 SK에코플랜트가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 참여하면서 향후 수의계약을 맺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도시정비사업에 집중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IPO를 의식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순위상으로만 위에 있을 뿐 지난해와 지난 2022년 상반기 회사 실적으로만 비교하면, 특별히 정비사업을 더 확대해서 진행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일축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한남뉴타운이나 압구정 일부 구역이 하반기에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전반적인 정비사업 실적 개선이 더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리는 용산구 한남뉴타운 내 4·5구역 재개발 수주를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의 3파전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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