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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두일 아스트 대표 “화물기 개조·군용기 부품 수출로 실적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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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부품 제조사 아스트(AST)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아스트의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암코는 시중은행 5개(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와 국책은행 3개(기업은행·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가 출자해 설립한 투자사다. NPL(부실채권) 매입·관리, 기업 구조조정(CR) 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유암코는 2023년 3월 창립자인 김희원 아스트 대표이사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며 아스트 최대 주주가 됐다. 김두일 유암코 CR그룹장은 올해 2월 아스트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정상화의 중책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현재 유암코 CR그룹장을 겸직 중이다. 김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아스트는 전 세계 항공기 제조사로부터 초정밀 가공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두일 아스트 대표이사. /아스트 제공
김두일 아스트 대표이사. /아스트 제공

―유암코가 아스트의 경영권을 인수한 까닭은.

“자체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으로 전 세계 약 40%의 항공기 부품사가 파산하거나 재무적 곤경에 처했다. 하늘길이 막히고 해외 여행객이 대폭 감소하면서다. 특히 아스트는 주력으로 부품을 납품 중이던 보잉 737 맥스 기종에서 2018년과 2019년 총 두 차례의 추락 사고가 발생한 영향으로 급격한 매출 감소를 겪었다. 보잉이 사고 이후 737 맥스의 생산을 약 2년간 중단했기 때문이다. 아스트는 매출 감소를 차입으로 견디다 재정적 어려움에 빠졌다.

유암코는 아스트의 경쟁력이 충분해 밸류업(value- up·가치 상승)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아스트는 한국항공우주(KAI)나 대한항공과 같은 대기업을 제외하면, 해외 유수의 항공기 제작사에 항공기 동체를 납품하는 국내 유일 중견 항공기 부품사다. 아스트는 2001년 설립돼 20년 이상의 업력을 갖고 있으며, 기술력이 우수해 보잉, 에어버스, 엠브레어의 1차 벤더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또 아스트는 5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55개 협력사와 협업하는 기업이다. 사천에서는 KAI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아스트가 사라질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아스트는 국내 항공기 부품 산업과 경남 지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유암코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게 되었다.”

―경쟁사 대비 아스트의 강점은.

“아스트는 후방 동체 조립·부품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후방 동체는 항공기의 균형을 잡는 부분이다. 전방 동체와 더불어 초고난도 조립 능력을 요구한다. 아스트는 엠브레어 E-제트2의 후방 동체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납품하고 있다. 보잉 737 맥스에 들어가는 후방 동체는 아스트가 전체의 40%, 미국 스피릿(Spirit)이 나머지 60%를 조립한다. 항공기는 안전성이 매우 중요해 ‘1000분의 1′ 단위의 공차(公差·설계상 정해진 치수에 대해 실용상 허용되는 범위의 오차)만 허용되는데, 아스트는 전 세계 항공기 제조사로부터 초정밀 가공 능력을 인정받는다.

아스트는 또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통상 15년이 경과된 여객기는 P2F(Passenger to Freighter·여객기-화물기 개조)가 이뤄진다. 아스트는 2020년부터 싱가포르 ‘ST 엔지니어링 에어로스페이스(STEA)’와 함께 에어버스 A320·A321 여객기에 대한 P2F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국영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15년간 B777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 약 2년에 걸쳐 개발을 진행 중이고, 1호기 납품이 올해 하반기 시작될 예정이다.”

보잉 737 맥스. /보잉 제공
보잉 737 맥스. /보잉 제공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아스트의 예상 턴어라운드 시점은.

“항공기 부품 제조 업계에서의 생태계 회복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일시적으로 급감했던 항공기 수요가 급증하며 항공기 제조사는 생산량 증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산업 특성상 한 번 급격히 하락한 생산능력(Capacity)을 회복하는 데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항공기의 리드타임(주문에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은 1년 6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만 조만간 산업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스트는 작년부터 최근까지 수십 건의 납품 및 견적 요청을 받고 있으며, 유암코는 아스트에 신규 자금을 투입해 다량의 원자재 확보 노력을 진행했다.

아스트는 과거에 시스템상 생산원가 산정 오류가 있어 장기 납품 계약에 대한 납품 단가가 낮은 상황이었다. 유암코는 2023년 투자 이후 아스트의 주요 매출처에 대한 납품 단가 인상 협상을 진행했고,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이뤘다. 인상된 단가에 의한 납품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에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용기로 수출처를 확대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아스트는 국내보다 해외 항공기 제조사를 주요 고객으로 둔다. 항공기 제조 산업은 거래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보잉 737 맥스 추락 사고와 같은 거래처의 외부적 요인이 아스트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군용기 시장에 진출했다. 아스트는 엠브레어가 제조하는 군용수송기 C390의 부품을 향후 7년간 약 740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민항기 후방 동체 설계·조립 생산능력과 P2F 양산 경험을 토대로 군용기 사업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한국형 차세대 다목적 수송기 국제 공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자 한다.”

엠브레어 C390 수송기. /엠브레어 제공
엠브레어 C390 수송기. /엠브레어 제공

―아스트의 향후 경영 정상화 계획은.

“비효율적인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혁신을 추진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 또 설계, 조립, 가공 능력 등 제조 역량을 강화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항공기 부품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기존에 진행하던 항공 관련 정부 과제를 완수해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구성원들과 공동의 목표를 함께 공유하고, 협력을 끌어내는 것이 투자 초기 기업 정상화의 핵심이라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아스트는 한국폴리텍대학 창원 캠퍼스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고정밀 항공기 부품 기술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제조기계설계과를 전담 학과로 지정해 산·학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현장 중심형 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항공기 부품 산업의 특성에 맞는 전문 인력을 육성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겠다. 아울러 사내에서도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발굴해 커리어를 만들어 주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신구 직원의 통합을 촉진하고 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강화해 조직의 안정성을 높이겠다. 투자자 및 이해관계자들과 신뢰 관계도 강화해 나가겠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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