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피플] 마유현 “팔도 돌며 비볐다”… 전국을 비빈 농심 배홍동

머니s 조회수  

마유현 농심 스프개발팀 연구원은 배홍동 비빔면의 성공 비결로 '비빔소스'를 꼽는다. /사진=임한별 기자

“농심 비빔면 만들기 전에 전국 팔도의 비빔면 다 먹어봤죠.”

마유현 농심 스프개발팀 연구원(책임)은 배홍동 개발 당시 ‘비빔소스 비법을 찾아’ 팔도를 유랑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웃음 지었다.

지난 4월과 5월 식품업계에서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일부 대형마트에서 농심 배홍동이 팔도비빔면을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른 것이다. 대형마트 3사 가운데 두곳에서 집계된 결과다. 팔도비빔면이 1위를 내준 것은 4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마 책임은 배홍동 프로젝트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006년 냉동식품개발팀으로 농심에 입사한 그는 1년 6개월 뒤 스프개발팀으로 옮긴 후 16년째 농심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 짜파게티 더블랙, 보글보글부대찌개면, 배홍동이 그의 대표작이다. 차별화된 맛이 무엇보다 중요한 라면업계에서 스프는 제품의 흥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1등을 지키는 건 어렵다. 1등을 추격하는 건 더 어렵다. 두가지를 동시에 해야 한다면 어떨까. 농심 라면 연구팀 얘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라면 판매 1위는 농심 신라면으로 38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991년 1위에 오른 후 33년째 부동의 1위다.

비빔면으로 장르를 옮기면 농심은 반대 입장이 된다. 비빔면 시장은 1984년 팔도비빔면 첫 출시 이후 40년째 팔도가 독주하고 있다.

수많은 비빔면 신제품이 팔도비빔면에 도전했다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단종’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제대로 ‘비벼볼 만한’ 적수가 나타난 건 2021년이었다. 농심 배홍동이 등장한 것이다.

자연스럽고 시원한 맛… 비법은 배·홍고추·동치미

마유현 농심 스프개발팀 연구원이 배홍동 소스 재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출시 직후 단숨에 비빔면 랭킹 2위에 올라선 배홍동의 비결은 무얼까. 마 책임은 ‘비빔소스’를 꼽았다.

“개발 초기에는 면을 차별화하려고 했어요. 미역초장면, 도토리 비빔면, 칼국수비빔면 등 다양한 시도를 했죠. 하지만 매출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얻은 결론은 ‘기본에 충실하자’였어요.”

면을 결정하자 다음으로 소스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기본 면으로 가되 소스에 포인트를 주기로 했어요. 차별화된 농심만의 소스가 필요했죠. 그래서 지역별로 맛있다고 소문난 비빔면에 관해 공부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비빔면 TF(태스크 포스)팀은 전국의 내로라하는 비빔국수 맛집을 찾아다녔다. 서울부터 시작해 경기도,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를 두루 다니며 소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집했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셰프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투박한 맛이에요. 들기름을 많이 쓰고 동치미 육수를 쓰죠. 충청도는 깨소금을 많이 넣고 장맛이 나요. 경상도와 전라도는 남쪽 지방이다 보니 간이 센 편이고요. 경기도는 백김치 육수에 고추를 썰어 넣어 칼칼하면서 시원해요.”

TF팀은 전국 팔도의 소스 중 맛있는 레시피만 쏙쏙 선별했다.

“기존의 비빔국수가 고추장 베이스라 매콤달콤하면서도 살짝 텁텁한 맛이었던 것에 착안했어요. 새 비빔면은 ‘시원하게’ 만들자는 걸로 의견이 모였죠.”

우선 시원하고 칼칼한 매운맛을 위해 고추장이나 고춧가루 대신 홍고추를 갈아 썼다. 요리에서 텁텁한 맛을 없애기 위해 셰프들이 종종 쓰는 방법이다. 단맛은 보통 과일 재료가 담당하는데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단맛을 내는 배가 당첨됐다.

마지막으로 새콤한 맛은 단순히 톡 쏘는 자극적인 신맛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시원한 맛이 필요했다. 막국수와 냉면 육수로 사랑받는 동치미가 낙점됐다. 배·홍고추·동치미가 만난 소스 ‘배홍동’은 이렇게 탄생했다.

배홍동 소스도 인기… 진미채·골뱅이무침에 활용

배홍동 비빔면 인기에 힘입어 배홍동 쫄쫄면, 배홍동 큰사발면, 배홍동 만능소스 등이 연이어 출시됐다. /사진=농심

맛 재료가 정해졌으니 이제 황금 비율을 찾을 차례였다. 소스 재료를 다양한 비율로 섞어 1차, 2차, 3차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샘플을 만들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나가는 작업이 이어졌다.

마 책임은 연구원 입장에서 일반 국물라면 보다 비빔면 종류가 훨씬 개발에 드는 공이 많다고 설명했다.

“농심 연구팀은 면, 스프, 별첨 세분야로 나뉘어 있어요. 일반 국물 라면을 개발할 때는 완제품에 가까워지기 전까지 각자의 분야만 집중해서 연구하고 테스트를 합니다. 비빔면은 개발할 때 면과 소스, 별첨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세가지를 다 먹어봐야 해요. 자연히 시간과 공이 더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이 아깝지 않게 배홍동은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출시 첫해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2500만개를 돌파하더니 진비빔면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꿰찼다.

배홍동 비빔면 인기에 ‘배홍동 만능소스’도 출시됐다. 소스를 활용한 조리법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마 책임은 “비빔면이 원래 삼겹살이나 차돌박이 같은 고기류와 잘 어울리는 음식이잖아요. 집에서 고기 드실 때 한번 곁들여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가정에서 드시는 다른 요리에 응용해도 좋아요. 특히 진미채·골뱅이무침은 정말 맛있답니다”라고 귀띔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때 비빔면 시장점유율 80%에 달했던 팔도비빔면은 최근 후발주자들의 선전에 50%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이마저도 과반이 넘는 수치이지만 아무도 깨지 못했던 1위의 벽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농심 배홍동이 있다.

배홍동은 출시 첫해인 2021년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래 올해 5월까지 4년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머니s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경제] 랭킹 뉴스

  • 농사만으로 매출 560억 찍은 회사, 아무도 안 하는 이유 봤더니 ‘충격’
  • “한국 요충지 땅들 다 뺏긴다”…’부글부글’하더니, 결국 칼 빼든 정부
  • “한때 대학생 북적였는데…” 대학교 이전 후 현재 상황 처참하죠
  • 17년 만의 최대 규모…“활력 불어 넣는다” 정부 마침내 결단 내렸다
  • “2조 원 규모다” 역대 최대 수주 계약 체결한 그룹 여기였다
  • “60년생은 8배 받는다”…90년생이 받게 될 국민연금 액수 ‘깜짝’

[경제] 공감 뉴스

  • “회장 아니야” 재벌 회장님 만난 신입사원 반전 반응
  • “LG家 맏사위, 세금 낼 때만 외국인?” 윤관의 ‘탈세·병역 회피’ 의혹
  • 업비트 영업정지…급락한 비트코인에 투자자들 ‘패닉’ 만든 악재 등장
  • “7등급도 의대 간다고?” 화교 특혜 논란 진실, 이거였다
  • 최상목 “투자가 살길”…17년 만의 그린벨트 해제 면적 확대, 효과는?
  • “2030 아니죠” 새해마다 은행에서 가장 주목하는 세대, 바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700억 자산에 슈퍼카만 5대” 권상우가 가장 아끼는 7억 럭셔리카는?
  • “같은 값이면 카니발 안타지” 아빠들 환장하는 미니밴의 원조, 혼다 오딧세이 출시
  • “중국차한테도 지는 테슬라?” 테슬라 주식 당장 빼야 하는 이유
  • “이러니 현대차가 안팔리지” 아이오닉9의 강력한 라이벌, 리비안 R1 한정판 출시
  • “싼타페 타는 아빠들 오열” 내 차보다 좋으면 어떡하냐 난리난 상황
  • “한국이 제일 싸다고?” 테슬라 일론 머스크 좌절하게 만든 이 차의 정체
  • “이제 교통사고 나면 한방병원 못 가!” 정부, 나이롱 환자에 칼 빼들었다
  • “풀옵션 6천 넘는 타스만 계약 취소?” 차라리 콜로라도로 넘어갈까 아빠들 급고민!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집값 미친듯이 올랐는데 “드디어 살 수 있겠네” … 올라가는 ‘기대감’ , 무슨 일이?

    뉴스 

  • 2
    "전체적으로 좋았다" '2피홈런 ERA 6.75' 개막전 선발 괜찮을까→선수도 사령탑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스포츠 

  • 3
    비디오판독만 11번, 치열한 승부의 마지막은 결국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송일섭의 공작소]

    스포츠 

  • 4
    DL이앤씨, ‘아크로 삼성’ 준공”… 최상의 서비스 제공할 것”

    뉴스 

  • 5
    푸른저축은행 전직원, 블라인드 앱에 직장 내 성차별적인 언어폭력 호소글 올려 화제

    뉴스 

[경제] 인기 뉴스

  • 농사만으로 매출 560억 찍은 회사, 아무도 안 하는 이유 봤더니 ‘충격’
  • “한국 요충지 땅들 다 뺏긴다”…’부글부글’하더니, 결국 칼 빼든 정부
  • “한때 대학생 북적였는데…” 대학교 이전 후 현재 상황 처참하죠
  • 17년 만의 최대 규모…“활력 불어 넣는다” 정부 마침내 결단 내렸다
  • “2조 원 규모다” 역대 최대 수주 계약 체결한 그룹 여기였다
  • “60년생은 8배 받는다”…90년생이 받게 될 국민연금 액수 ‘깜짝’

지금 뜨는 뉴스

  • 1
    메르세데스-벤츠,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EQS 프로토타입 테스트 시작

    차·테크 

  • 2
    헌법연구관 “남한은 조선족의 나라” 조작정보, JTBC 기사처럼 유포

    뉴스 

  • 3
    [남동발전 브리핑] 강기윤 사장, 직원과 벽 허무는 소통 경영 활발

    뉴스 

  • 4
    알뜰폰, '1만원대 5G 요금제' 속속 가세…이통 3사 4-3-2 아성 흔들까

    차·테크 

  • 5
    다이소 건기식 저렴 판매에 약사들 분노...제약사에 ‘보이콧’ 선언

    뉴스 

[경제] 추천 뉴스

  • “회장 아니야” 재벌 회장님 만난 신입사원 반전 반응
  • “LG家 맏사위, 세금 낼 때만 외국인?” 윤관의 ‘탈세·병역 회피’ 의혹
  • 업비트 영업정지…급락한 비트코인에 투자자들 ‘패닉’ 만든 악재 등장
  • “7등급도 의대 간다고?” 화교 특혜 논란 진실, 이거였다
  • 최상목 “투자가 살길”…17년 만의 그린벨트 해제 면적 확대, 효과는?
  • “2030 아니죠” 새해마다 은행에서 가장 주목하는 세대, 바로…

당신을 위한 인기글

  • “700억 자산에 슈퍼카만 5대” 권상우가 가장 아끼는 7억 럭셔리카는?
  • “같은 값이면 카니발 안타지” 아빠들 환장하는 미니밴의 원조, 혼다 오딧세이 출시
  • “중국차한테도 지는 테슬라?” 테슬라 주식 당장 빼야 하는 이유
  • “이러니 현대차가 안팔리지” 아이오닉9의 강력한 라이벌, 리비안 R1 한정판 출시
  • “싼타페 타는 아빠들 오열” 내 차보다 좋으면 어떡하냐 난리난 상황
  • “한국이 제일 싸다고?” 테슬라 일론 머스크 좌절하게 만든 이 차의 정체
  • “이제 교통사고 나면 한방병원 못 가!” 정부, 나이롱 환자에 칼 빼들었다
  • “풀옵션 6천 넘는 타스만 계약 취소?” 차라리 콜로라도로 넘어갈까 아빠들 급고민!

추천 뉴스

  • 1
    집값 미친듯이 올랐는데 “드디어 살 수 있겠네” … 올라가는 ‘기대감’ , 무슨 일이?

    뉴스 

  • 2
    "전체적으로 좋았다" '2피홈런 ERA 6.75' 개막전 선발 괜찮을까→선수도 사령탑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스포츠 

  • 3
    비디오판독만 11번, 치열한 승부의 마지막은 결국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송일섭의 공작소]

    스포츠 

  • 4
    DL이앤씨, ‘아크로 삼성’ 준공”… 최상의 서비스 제공할 것”

    뉴스 

  • 5
    푸른저축은행 전직원, 블라인드 앱에 직장 내 성차별적인 언어폭력 호소글 올려 화제

    뉴스 

지금 뜨는 뉴스

  • 1
    메르세데스-벤츠, 전고체 배터리 탑재한 EQS 프로토타입 테스트 시작

    차·테크 

  • 2
    헌법연구관 “남한은 조선족의 나라” 조작정보, JTBC 기사처럼 유포

    뉴스 

  • 3
    [남동발전 브리핑] 강기윤 사장, 직원과 벽 허무는 소통 경영 활발

    뉴스 

  • 4
    알뜰폰, '1만원대 5G 요금제' 속속 가세…이통 3사 4-3-2 아성 흔들까

    차·테크 

  • 5
    다이소 건기식 저렴 판매에 약사들 분노...제약사에 ‘보이콧’ 선언

    뉴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