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발목잡았던 고양 덕은지구, 대장홍대선 연내 착공에 집값 활활

[요동치는 집값-현장점검] 교통호재에 축제분위기 고양 덕은지구 “84㎡ 14억 신고가 경신”

[땅집고] “대장홍대선 노선이 확정됐을 때 덕은지구 집값이 한 번 뛰었고, 당초 계획대로 내년 착공 때 또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착공이 앞당겨지면서 집값 상승이 더 빨라질 것이다.”

19일 서울 강서구에서 가양대교를 건너면 ‘미니신도시’급의 고양덕은지구에 도착한다. 한강변을 따라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선 이곳은 일부 단지에서 공사가 한창인 동시에 ‘대장홍대선’ 조기 착공 소식이 전해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18일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로 예정됐던 대장홍대선 착공을 연내로 앞당겨 2030년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부천 대장지구에서 시작해 강서구~상암을 지나 홍대입구역을 잇는 노선이다. 덕은역 설치가 예정돼 있어 교통을 최대 약점으로 꼽는 덕은지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땅집고와 만난 덕은지구 중개업소들은 “내년 초 대장홍대선이 착공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가 컸는데, 그게 연내로 앞당겨진다는 소식에 모두 들떠있는 분위기다”며 “덕은지구 집값에도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대장홍대선 연내 착공으로 집값 상승 빨라질 것”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조성돼 4700가구가 입주한 덕은지구의 최대 약점은 열악한 대중교통이다. 서울 마포구와 가까워 ‘마포구 덕은동’이라고 불릴 정도지만, 철도교통 시설이 전무할 뿐 아니라 인근 전철역까지 이동도 불편하다. 출퇴근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수색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 가양역까지 20~30분 가량 걸린다. 배차 시간은 노선에 따라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에 달한다.

대장홍대선으로 교통환경이 개선된다는 기대로 집값도 치솟고 있다. 19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DMC디에트르한강’ 84㎡(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5월 11억7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DMC한강에일린의뜰’ 106㎡은 4월 14억4000만원으로 신고가 거래됐다. 그 밖에 최근 1년간 덕양구에서 아파트 실거래가 상위 11건 모두 덕은지구에서 나왔다.

덕은지구 집값은 이미 지난달 대장홍대선 노선이 덕은역을 지나는 것으로 확정되면서 상승했고, 조기 착공 소식에 다시 한 번 꿈틀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덕은동 마당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노선 확정 발표가 됐을 때 호재가 집값에 반영됐고, 당초 계획대로 내년 착공 때 또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며 “착공이 앞당겨지면서 집값 상승이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통 호재가 매매호가에는 이미 반영됐다. 네이버부동산과 인근 중개업소 매물 정보에 따르면, DMC디에트르한강 84㎡ 호가는 12억~13억원까지 올랐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일부 가구는 15억까지 치솟았다.

덕은역 예정지와 가까운 곳뿐 아니라 다른 단지들도 상승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마당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넓게 보면 전철역에서 반경 1.5㎞ 이내까지는 역세권으로 볼 수 있는데, 덕은지구는 일부를 제외하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속도는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형 호재에 가려진 취약한 학군…기피시설은 우려

교통 문제는 해소되지만, 덕은지구는 학군 문제도 있다. 덕은한강초, 덕은한강중이 2020년 9월 개교했으나, 고등학교는 없다. 이 지역 학생들은 버스로 약 35분 거리에 있는 덕양구 향동지구의 향동고로 진학해야 한다. 도보로는 1시간 이상 걸린다.

거리와 별개로 현재 초등학교 1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30년에는 향동고 과밀화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덕은지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향후 5~6년 동안 학생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고등학교가 없다”며 “서울 생활권인 지역인데 상암고나 마포고로 진학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와 관련해 고양교육지원청 등에 다수의 민원을 접수했으나, 아직 마땅한 고등학교 건립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그 외에도 은행, 파출소, 소방서 등 기반시설이 취약한 상황이다.

인근에 기피시설이 있는 점도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덕은지구 서쪽 끝자락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하수처리시설인 난지물재생센터가 있다. 악취 문제 개선을 위해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최근 설계 잠정 중단 등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물재생센터의 악취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질 정도까지는 아니다”면서도 “내 집 앞마당에 기피시설이 있다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주민들도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이승우 땅집고 기자 raul164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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