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일주일 앞두고 팽배한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친윤(친윤석열)계가 내세울 대항마에 주목이 쏠린다. 친윤계가 힘을 실을 가능성이 있는 당권 주자로는 나경원 의원, 원희룡 의원 등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거론된다.
18일 여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선언은 이번주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은 24일, 25일 이틀간 진행된다.
총선 참패 이후 당내 입지가 흔들린 친윤계는 ‘총선 백서’로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한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한동안 몸을 낮췄다. ‘한동훈 때리기’를 거듭할수록 한 전 위원장의 체급만 키워주고 있단 지적 속에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듯했다.
지난주부터 한 전 위원장의 출마가 가시화되자 친윤계의 움직임은 다시 분주해졌다. 한 전 위원장이 내세운 ‘이조(이재명·조국)심판’과 지구당 부활 등의 의제를 비판하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김기현 전 대표는 지난 13일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조 심판’으로 패배했음에도 또다시 ‘이조심판’이라는 논쟁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번주 들어 친윤계는 ‘한동훈 대세론’을 정조준하면서 본격적으로 흔들기에 돌입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지난 17일 ‘어대한’에 대해 “당원의 의사 결정권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유상범 의원은 18일 MBC라디오에서 “현재 한 전 위원장이 유력한 부분이 있는 건 맞다”면서도 “변화의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도 전날 MBC라디오에서 “한동훈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여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사람들은 정말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는 친윤계가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미 거론되는 유력 당권 주자 중 한 사람에게 힘을 실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친윤계 입장에선 이번 전당대회에서 내세울 수 있는 ‘찐윤’ 후보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또 용산발 리스크가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친윤이 당권에 도전하기도 쉽지 않다.
친윤계가 밀어줄 후보로는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연판장’ 사태로 출마가 엎어진 나경원 의원이 언급된다. 나 의원은 연일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원외 대표 한계론’을 지적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많은 분과 의견을 나누고 논의하며 마지막 고민의 시간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4·10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맞붙었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친윤 대항마로 거론된다. 원 전 장관은 총선 이후 잠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험지 출마를 자원해 희생했다는 정치적 명분이 있다. 또한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만큼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다는 점도 ‘친윤 대항마’ 설을 뒷받침한다.
30대 김재섭 의원은 ‘친윤 후보’라는 정치권의 관측에 “친윤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친 사람들을 개혁하는 게 제 정치적 소임이지 그분들의 지원을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반박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3·8 전당대회와는 달리 이번 전당대회에선 당권 주자들이 친윤의 지원을 반기지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데다가 당원들도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친윤 후보’라는 타이틀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판단이다.
실제로 나 의원은 총선 직후 이철규 의원과의 ‘나·이 연대’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낸 바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1에 “친윤 의원들과 윤 대통령이 지지해 준다는 프레임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후보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어대한’이 팽배하고 친윤계도 이미 총선 이후 분화한 상태인데 ‘친윤 대항마’라는 말이 성립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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