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18일 한중 외교·국방 고위 당국자들은 ‘마라톤 협의’를 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중 양국의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형식의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다.
우리 측은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을 수석대표로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중국 측은 쑨웨이동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을 수석대표로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자리했다.
이날 양측은 오후 3시쯤부터 4시간 가까이 회의를 가졌다. 이를 통해 양자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가 끝나고 양측은 ‘업무 만찬’을 가졌다. 만찬은 오후 9시 30분쯤 종료됐다고 한다. 6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의 관심 사안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선 24년 만에 이뤄진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18~19일)과 관련해 자연스레 의견이 오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외교가에선 회의 개최 날짜가 공교롭게도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겹친다는 점에서 ‘북중러 3각 밀착’의 당사국인 중국이 회의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미묘한 시기에 한중 간 고위급 대화가 열린 것은 여전히 중국이 북중러 구도엔 ‘거리를 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외교부는 이미 회담 개최 날짜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일이 언급되기 전에 정해졌다는 점에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한중 외교·국방 당국자가 이번에 ‘마라톤 협의’를 통해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의 동력을 이어간 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북한과 러시아가 이번에 체결하는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 그리고 예상되는 향후 밀착 수위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 군사정찰위성·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긴장 고조 행보에 대해서도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으로선 자국의 ‘최우선 외교 사안’ 중 하나인 대만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재확인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의 중국'(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하나) 원칙을 재차 강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대화는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국무원 총리 간 회담의 합의에 따라 개최된 것이다.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지난 2013년 6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설돼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중국 베이징과 서울에서 각각 1차례씩 열렸다.
한편 한중 간 고위급 소통은 19일에도 이어진다. 신창싱 장쑤성 당서기가 방한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자체 단체장, 유관 기업인과 면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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