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앤젤라 북달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선임 랍비가 한국인은 진정한 안식일의 의미를 가족과 보내는 시간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앤젤라 북달 랍비와 이영훈 목사 초청 기자회견’에서 북달 랍비는 “이스라엘의 출산율은 3.1명으로 선진국 중 최고”라며 “이는 이스라엘에선 가정을 가장 중시하기 때문인데, 특히 안식일엔 집안에서 아버지는 왕이고, 어머니는 여왕이며, 자녀는 왕자이고 공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안식일은 오로지 가족 중심의 날이다”며 “TV도 끄고, 전화도 받지 않고, 가족과 함께 대화하고 식사하며 하루를 쉰다”고 말했다.
북달 랍비는 유대교의 3대 회당 중 하나인 뉴욕시 소재 센터럴 시나고그의 첫 번째 여성 고위 랍비이며, 최초의 아시아계(특히 한국인 어머니와 유태인 아버지를 둔 한국계) 랍비다. 그는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와 함께 ‘이스라엘과 한국의 만남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기독교와 이스라엘 유대교의 만남 △두 문화의 교육(가정, 학교) 두 국가의 만남과 혁신(과학, 기술, 경제) △디아스포라의 희망(국제사회에의 기여) 등을 주로 다뤘다.
이영훈 목사는 “이스라엘은 한국과 교류가 활발하진 않았지만 수교 60년이 넘고 아시아 최초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인연이 깊은 나라다”며 “이스라엘의 3.1%가 넘는 높은 출산율이 한국의 초저출산율의 답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아마도 한국과 일본이 교육에서 아버지 자리가 없는 유일한 나라일 것”이라며 “모든 교육이 자녀의 대학 진학에 맞춰져 있어 가족의 중요성은 소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 가정이 이스라엘처럼 친가족화되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달 랍비는 “우리에겐 유대인은 항상 두 장의 종이를 가지고 다닌다는 표현이 있다”며 “한 장에는 ‘나는 ‘먼지’이고 ‘재’다’라고 적혀 있고, 다른 종이에는 ‘전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적혀 있다”며 “이는 개인은 공동체 속에선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이지만, 개인 그 자체로는 무한한 중요한 존재임을 늘 인식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서”모든 아이가 같을 필요는 없다”며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지고 사회에 기여할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점을 배우는 게 교육이므로, 이스라엘의 교육은 대화가 기본이다”고 덧붙였다.
북달 랍비는 과학, 혁신과 경제, 기술 분야에선 이스라엘과 한국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특히 가장 최단시간에 최소 수준의 경제를 이룬 점,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인재로 일어선 점,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용이 가장 높은 점 등을 예로 들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창의성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데서 나온다”며 “이스라엘의 군대에는 학자들로 구성된 엘리트 부대가 있는데, 이들의 임무는 군대 내 이론과 주장의 허점을 찾아내는 것이며, 이는 잘못된 권위에 도전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한국의 문화 전파력은 세계 최고”라며 “이 점은 이스라엘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동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선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스라엘이 생존을 위해 자신을 지켜야 하듯 팔레스타인도 자기 나라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대결하고 있는 것은 팔레스타인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를 주는 하마스 무장단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키바토르 주한이스라엘 대사와 서울대 이스라엘교육센터장 박동열 교수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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