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 제한에도 통항료 증가 등 수입↑
‘끼어들기’ 권리 판매…경매 입찰가 치솟아
하반기 선박 체증 완화…10월 정상화 전망도
파나마운하가 기록적인 가뭄으로 ‘선박 병목 현상’을 빚고 있지만,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18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은 2024회계연도(작년 10월~올해 9월) 매출이 전년 대비 2.7% 증가해 사상 최대인 51억2000만 달러(약 7조 원)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극심한 가뭄에 따른 수량 부족으로 통항 가능한 선박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통항료 증가 등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운하는 총 길이 약 80km로 만과 최고 지점에 있는 가툰 호수의 표고 차가 30m가량에 달한다. 대형 선박이 관문에 물을 채우고 수위를 오르내리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량의 담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파나마운하가 1950년 이후 최저 강수량을 기록할 정도의 가뭄이 찾아왔고 가툰 호수의 수위가 낮아졌다. 이에 작년 여름부터 통항 선박 수를 제한해왔다. 이런 사정은 올해도 바뀌지 않았다.
대형 선박들은 파나마운하를 통하지 않고 아프리카 대륙 희망봉 경유 루트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수십 일이 더 걸린다. 예를 들어 미국 동해안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경우 파나마운하를 통해 태평양을 횡단하면 약 30일 만에 도착하지만, 대서양으로 가서 희망봉을 경유하면 약 50일이 걸린다.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대체 항로도 홍해에서 예멘의 친이란 후티반군이 상선을 빈번하게 공격해 세계 양대 운하가 동시에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파나마 운하 입구는 비싼 통항료를 내고서라도 순서를 기다리는 대형 선박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이에 지난해에도 파나마운하의 선박 통항량은 1.5%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통항료 수입은 33억4800만 달러로 되레 10.6% 증가한 바 있다.
또 파나마운하청은 뒤늦게 도착한 선박이 줄을 끼어들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추가 비용을 들여서라도 빨리 통과하려는 선박들로 인해 경매 입찰가가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약 400만 달러에 입찰한 선박도 등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파나마운하청은 경매를 통한 수입 기여도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통항료를 제외한 지난해 수입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약 16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이러한 선박 체증 현상이 완화할 전망이다. 파나마운하청은 내달 22일부터 통항 가능 선박을 기존 일일 32척에서 34척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우기가 시작돼 가툰 호수의 수량이 차츰 회복되는 것을 기대한 조치다. 작년 연말 하루 22척까지 줄었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 제한이 풀리는 셈이다. 10월에는 하루 평균 36척 안팎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운하 운영이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호세 라울 물리노는 “운하에 물을 공급하는 새로운 저수지와 수로 건설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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