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최신형 항공기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기본 서비스 품질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면서 기내식과 어메니티 킷(항공사가 제공하는 기내 편의용품 모음) 등으로 차별화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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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 요소로 식음료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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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기내식’은 비행기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운항 노선과 항공사마다 차이를 보이는데 평소 맛보기 힘든 형태의 재료가 조합되기도 한다.기내식은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활용하는 건 물론 기내에서 승무원이 간단히 조리할 수 있으면서도 해당 노선 이용자들의 보편적 입맛을 만족해야 한다. 기내식은 누군가에겐 즐거움일 수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장거리 노선의 경우 식사가 2회 이상 제공되는데 그사이 음료와 간식도 기내 서비스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항공사들은 보다 나은 기내식을 위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면서도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미쉐린(미슐랭) 스타 쉐프, 유명 소믈리에와 손을 잡는다. 항공사 기내식은 항공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유명인과 협업은 해당 항공사의 선택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유명 셰프를 활용하는 건 프랑스 국적 항공사 에어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올해 프랑스의 미쉐린 3스타 셰프 글렌 비엘과 아르노 랄멍, 세계적인 파티시에 필립 리골로, 니나 메타예와 협업한 기내식 신메뉴를 출시했다. 이 기내식은 파리 출발 장거리 항공편 비즈니스 클래스와 일부 노선 일등석인 라 프리미에르(La Premiere) 승객에게 제공된다. 이코노미석 기내식은 미쉐린 1스타 셰프와 협업했다. 올해로 19번째 미슐랭 스타 셰프 협업 기내식을 선보인 신메뉴는 파리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항공편 프리미엄 이코노미 승객들에게 제공된다.비빔밥 기내식 등으로 호평 받은 대한항공은 최근 한국식 비건 메뉴를 개발, 선보였다. 전통 사찰 음식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식물성 재료와 제철의 식재료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과 정갈함을 담아냈다. 대한항공이 개발한 한국식 비건 메뉴인 우엉보리밥과 버섯강정, 탕평채, 매실두부무침은 전 클래스에서 즐길 수 있으며 일등석 및 프레스티지 클래스에서는 된장마구이와 은행죽 등도 제공된다. 한국식 비건 메뉴는 노선과 계절에 따라 다른 메뉴가 서비스된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의 국제선 전 노선에서 제공된다.
저비용항공사(LCC)는 기내식이 수익모델 중 하나인 만큼 중요성이 크다. 제주항공은 최근 국제선 사전주문 기내식 신메뉴로 한국식 비건 메뉴인 ‘제주밭한끼 산채밥’을 선보였다. 버섯, 당근, 곤드레 등 신선한 제주산 나물을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과 K푸드의 담백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콩과 채소로 만든 식물성 떡갈비가 함께 제공돼 소화 부담없이 든든한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장거리 비행을 시작하는 티웨이항공은 CJ제일제당과 손잡고 유럽노선에 비비고 파트너십 기내식을 선보였다. 소시지&에그 브런치, 소고기 버섯죽 등의 간편식을 포함한 새로운 기내식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이달 16일 취항한 인천발 자그레브 노선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 신규 취항하는 유럽 노선의 비즈니스 세이버 좌석과 이코노미 좌석 승객 모두에 두 번의 무상 기내식이 제공된다.
음식과 함께 곁들일 주류를 선정하는 헤드 소믈리에의 역할도 중요하다. 다양한 국제 소믈리에 대회 우승 경력을 가진 이들과 협력한다. 에어프랑스의 경우 객실과 공항 라운지에서 제공한 주류는 매년 샴페인 100만병 이상, 와인 800만병 이상이라고 한다.대한항공은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 최연소 챔피언 출신인 마크 알머트와 지난해부터 협업을 시작했고 신규 와인을 50여종 이상을 선정, 서비스 중이다. 프랑스 전통 와인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틀에서 벗어나 프랑스 외 유럽과 신대륙의 다양한 와인을 통해 차별화한 게 특징이다. 이미 단거리 프레스티지 클래스에 서비스될 신규 기내 와인 6종을 선정했고 퍼스트 클래스 담당 객실승무원 150명을 대상으로 기내 와인 교육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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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소소한 즐거움, 로열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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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은 어메니티 킷 경쟁도 이어가고 있다. 구매 항공권 등급에 맞춰 종류가 다르며 용도별로도 성인용과 아동용으로 구분하기도 한다.비즈니스 클래스 기준으로는 건조함을 달랠 립밤과 핸드크림 등의 보습용품과 양말, 슬리퍼, 칫솔과 치약, 귀마개, 눈가리개, 펜 등이 들어있는데 이런 용품을 담는 케이스도 차별화 품목 중 하나다. 델타항공은 투미, 유나이티드항공은 어웨이 등과 협업한 어메니티 킷 케이스를 제공한다. 루프트한자는 리모와, 포르쉐디자인 등과도 협업했고 국내외 항공사들은 록시땅, 클라렌스 등 뷰티 브랜드와도 손을 잡았다. 패션 브랜드와의 파트너십도 이미 다수 진행했다.
KLM은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객에게 네덜란드 전통 장식품을 선물한다. 디자인에 따라 번호가 매겨져 있어 항공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 수집품으로 꼽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은 고객 경험(CX)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기울인다”며 “공항에서부터 시작한 여정이 기내에서 오랜 시간 이어지고, 이때의 만족감은 재구매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기내식과 어메니티 킷 등은 항공사마다 차별화 요소인 만큼 여행에 앞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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