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8000~1만2000가구, 일산 6000~9000가구 지정
건설사·신탁사 1기 신도시 ‘기웃’, 현수막 경쟁
사업성 기대되는 분당, 일찌감치 사전 컨설팅 진행한 일산
지난달 22일 정부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지정 계획을 내놨다. 이달 25일 지자체별 선정기준 등을 포함한 공모지침을 공고하고 올해 9월 제안서를 접수해 11월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올해 지정 물량은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 각 4000가구 등 총 2만6000가구인데,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지자체가 기준 물량의 50%까지 추가 물량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물량과 함께 국토부가 선도지구 선정을 위한 표준평가 기준을 내놨는데 ▲주민동의 여부(60점) ▲정주환경 개선 시급성(10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10점) ▲정비사업 추진의 파급효과(주택단지 수·가구 수 20점) 등으로 주민 의사를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기준을 세웠다. 물론 이 기준은 각 지자체 여건에 맞춰 조정될 수 있으나, 선도지구 도전을 준비하는 단지들은 가채점에 돌입하는 등 사전 준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편집자주]
선도지구 준비가 가장 치열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분당과 일산이다. 어느 지역 보다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당과 지자체 컨설팅 등 이미 사전 준비 작업을 마친 일산은 각자 강남과 강북을 대표하며 1기 신도시 정비사업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단 평가다.
이달 12일, 13일 잇달아 찾은 분당과 일산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분당은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가 사전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었다. 대부분 단지가 80% 이상의 사전동의율을 확보한 상태였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마지막 한 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여기에 시공사와 신탁사가 걸어둔 설명회 현수막이 여기저기 걸려있어 건설업계의 뜨거운 관심까지 확인해볼 수 있었다.
일산은 어느정도 선도지구 후보가 정해진 분위기였다. 고양시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관련 선제적으로 지난해 사전 컨설팅 단지를 공모해 선정했는데, 이때 치열한 경쟁을 거친 뒤 선정된 3곳이 선도지구에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는 후문이다.
천당 아래 분당, “사업성 으뜸…집값이 뒷받침”
성남 분당구 한 공인중개사는 “분당은 집값이 높기 때문에 분담금 부담이 크지 않다. 어차피 건축비는 비슷하기 때문에 집에 대한 가치가 높을수록 사업성이 좋은데 시범단지는 매물이 싹 빠졌다”고 설명했다.
선도지구 주요 후보지로 꼽히는 시범단지의 삼성한신과 한양아파트는 최근 최고가를 써냈다. 삼성한신 전용면적 133㎡가 지난달 27일 최고가 20억8000만원, 시범한양 전용 101㎡
가 이달 8일 14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이다.
통합재건축을 함께 추진하는 아파트들은 서현역 역세권으로 고밀복합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당초 시범현대와 시범우성까지 총 4개 단지가 함께 정비사업을 준비해왔으나 역세권(삼성한신·시범한양), 비역세권(시범현대·시범우성)으로 쪼개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4개 단지가 뭉치면 7769가구나 된다. 가구 수가 너무 많으면 동의율 확보도 어렵고, 기본 물량이 8000가구인데 시범단지에서 독점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어 쪼개진 걸로 안다”며 “물론 역과 떨어진 시범현대·시범우성에서는 서운해하는 반응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범단지가 쪼개지면서 수내역과 가까운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이 4392가구로 분당에서는 가장 많은 가구 수로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게 됐다.
분당의 한 추진위 관계자는 “국토부의 표준평가 기준을 분석해보니 동의율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대부분 단지에서 90% 안팎에 달하는 동의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양시, 선도지구 사전 컨설팅…“체계적인 준비 중”
일산의 경우 지난해 고양시가 선도지구 지정을 앞두고 통합재건축을 추진할 단지들을 대상으로 사전 컨설팅 공모를 실시한 바 있다. 15곳(39개 단지)이 신청했고 3곳(9개 단지)이 선정됐는데, 사실상 이들 단지가 일산에서 통합재건축 첫 타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컨설팅 공모에 뽑힌 강촌1·2단지와 백마1·2단지(2906가구), 후곡마을3·4·10·15단지(2564가구), 백송마을5단지(786가구) 등 총 규모가 6250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 단지에 추가로 1~2곳이 선도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고양시 일산동구 공인중개사는 “여긴 이미 지난해 경쟁 분위기가 달아올랐었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 차분한 상황”이라며 “일단 컨설팅에 뽑혔던 아파트들이 우선 선도지구가 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강촌1·2단지와 백마1·2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경우 올해 초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면 일산은 지난해 고양시 컨설팅 공모를 준비할 때 일산 내 통합재건축 준비 단지들은 동의서를 받는 등 피 튀기는 경쟁을 했다”며 “그때의 공모 방식이 이번에 국토부가 발표한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에 1차 컨설팅에 선정된 단지들이 올해 선도지구로 먼저 지정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산에도 여러 건설사들이 현수막을 걸어두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일산은 구축 아파트가 저평가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재건축이 완성되고 나면 분당과의 집값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떠들썩 선도지구②] 평촌·중동·산본, 물밑 경쟁 중…집값 상승 기대감도 ‘슬금’>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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