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중국발 훈풍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통상 여름휴가철(7~8월)을 앞둔 2분기는 항공업계 비수기로 불리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여행 수요와 중국 전자상거래 구매 증가에 따른 화물 운송량 증가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증권업계도 대한항공을 비롯해 주요 항공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등 연말까지 항공산업 호황을 예측하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인천공항의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수는 각각 1만9679명, 561만6244명으로 총 563만59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국내선 1만4480명, 국제선 434만2298명) 여객수 총합인 435만6778명과 비교하면 1년만에 29.4% 늘어났다.
코로나19 전 매월 570만~580만명 수준을 유지하던 인천공항 여객수는 팬더믹 직후인 2020년께 20만명을 밑돌다가 2023년 회복세를 타기 시작해 300만명을 넘어서더니 올 1월부터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 인천공항 여객수는 578만7757명, 2월 569만6428명, 3월 564만9352명, 4월 551만8125명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1.7%, 53.8%, 45.4%, 37.4% 증가했다.
항공 화물 운송량도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를 보면 올해 1~5월 11개 국적 항공사가 운송한 국제선 화물량은 115만4524톤(t)으로 전년 동기(98만5000t) 대비 17.2% 급증했으며 이는 운송 화물량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대한항공이 66만1127톤으로 전체의 57.2%를 차지했고, 아시아나항공 30만7685톤, 제주항공 5만1286톤, 나머지 LCC 순이다.
올해 항공화물 운송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 물품 구매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한국과 중국을 오간 항공 화물량은 16만6092t으로 전체의 16.4%를 차지했다. 단일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관련 물동량 증가와 컨테이너 운임 상승이 지속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항공화물 운임비용이 늘어나 항공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엔저 효과로 일본을 찾는 이들이 늘었고, 코로나19 이후 미국, 중국, 유럽 등의 출장, 관광 수요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면서 “항공사들도 중장거리 노선을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수요에 적극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도 항공사별로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올 2분기 매출액을 4조1200억원, 영업이익을 49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3%,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항공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4400억원, 2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1%, 6.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 역시 올 2분기 매출액이 31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7%,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0.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여객의 견조한 수요, 항공화물운임 및 수송량 호조, 유가하락에 따른 연료 유류비 감소 등의 요인으로 항공업계는 2분기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실적증가가 예상된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수요가 견조한데다 동남아, 일본,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의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 3~4분기부터는 여객 성수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실적은 연말까지 꾸준히 우상향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에어인천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우선매각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화물운송업계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012년 설립된 에어인천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화물 운송 전문 항공사로, 아시아나 항공화물사업부 인수를 통해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대형 화물기 운용 네트워트를 강화할 전망이다.
우선협상 기간은 다음달 15일까지이며,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 등 총 11대를 넘겨받게 된다. 이승환 에어인천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항공화물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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