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검색순위를 조작해 자체브랜드(PB)상품을 구매 유도한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와 핑퐁게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쿠팡은 미국에 상장한 기업이라는 것을 과시하듯,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우리정부의 공정위를 비난하는 공지까지 올렸다.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과 CPLB는 자기 상품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순위 알고리즘 조작 및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별점 등을 통해 쿠팡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입점업체의 중개상품보다 자기 상품만을 검색순위 상위에 올라오도록 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쿠팡의 상품이 입점업체의 상품보다 더 우수한 상품이라고 오인할 수밖에 없어, 쿠팡의 상품을 구매 선택하게 되는 등 자연스럽게 쿠팡과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쿠팡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쿠팡은 리뷰 조작은 없었으며 모든 유통업체는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한국 공정위 제재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이커머스 업체의 관행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는 공시까지 올렸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나라 모든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더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이는 고물가 시대 유통업체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 전략”이라며 “소비자들이 ‘커클랜드 없는 코스트코’나 ‘노브랜드 없는 이마트’를 상상할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유통업체들은 이런 차별화 전략에 따라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팡에 입장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PB상품이 우선 노출됐다고 무조건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같은 온라인 쇼핑몰 내 다른 상품과의 비교는 물론 다른 온라인몰과 가격비교 사이트까지 검색하는 등 꼼꼼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고 쿠팡의 경우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를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통업체는 고유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야 경쟁할 수 있는데 이러한 디스플레이 전략까지 일률적 기준을 따르라고 강제한다면 기업 간 경쟁은 위축되고 소비자 편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쿠팡이 내놓은 입장문을 꼼꼼히 들여다 보면 의문점이 여럿 보인다.
우선 입장문에 나와있는 다른 유통회사들의 PB 진열대 사진의 A사는 ‘떡볶이’, B사는 ‘키워드 불명’, C사는 ‘휴지’, A사는 ‘콩나물’, E사는’두부’, F사는’생수’로 검색값이 각각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측에서 다른 회사들도 자사 PB제품이 상단에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원하는 장면이 나올때까지 키워드를 돌려서 해당 장면을 캡쳐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쿠팡의 입장문에서 코스트코로 추정되는 F사는 쿠팡측 주장대로 ‘생수’를 검색하면 PB상품 위 상단에 나오지만 ‘휴지’를 검색하면 6번째줄에 PB상품이 게재되고 있다. 이 때문에 끼워맞추기식 해명이라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한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이커머스 업체의 관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입장문에는 국내 사례만 적시돼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모두가 다 잘못하고 있는데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하냐 이런 느낌이 아니라 통상적으로 모든 유통업계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부분이고 물가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게 입장문의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찾아보면 많은 사례가 있지만 오늘 발표한 자료는 국내사례만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추천 못한다’는 솔직한 리뷰에도 공정위는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별점 1점을 지속적으로 준 임직원도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으며 임직원 체험단 평점은 일반인 체험단 평정보다 낮다고 말했다.
아울러 PB상품 리뷰 중 임직원 리뷰는 고작 0.3%에 불과하고 임직원은 체험단을 통해 객관적으로 리뷰를 작성해왔으며 본인의 작성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이번 사안은 쿠팡 임직원의 개별 구매후기 각각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쿠팡이 입점업체(중개상품 판매자)에게는 구매후기 작성을 금지하면서 자신은 자기상품에 구매후기를 작성하고 별점을 부여해 PB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노출되기 유리하게 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공정위 입장에 대해 “입장문 내용만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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