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주 종가 기준 연고점인 2758.42로 장을 마감한 덕에 이번 주 2800선 돌파 기대가 번지기도 했지만, 기대는 실망이 됐다. 국내 기관과 외국 기관 투자자의 쌍끌이 매도 행렬에 코스피지수는 도리어 2750선을 내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4.32포인트(0.52%) 내린 2744.10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59포인트(0.13%) 내린 2754.83으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오전 한때 강보합 전환하며 상승 기대를 키우기도 했지만, 이내 후퇴했다.
지난주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오르며 단기 급등하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142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139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홀로 3142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중국의 소비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며 시장전망치(3%)를 웃돌았지만, 산업생산은 예상보다 부진했다. 1년 전보다 5.6% 증가하며 기대(6%)에 못 미쳤다.
그간 중국의 소비 회복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더한 국내 증시 상승 재료로 꼽혀 왔다. 중국의 소비 회복은 국내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동시에 달러 대비 원화가 강세로 전환되고, 외국인 현·선물 순매수가 유입될 가능성도 커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전 발표된 중국 경기지표를 보면 소매 판매는 양호했으나 산업생산과 부동산지표는 둔화가 지속되는 모습”이라면서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쉽사리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19조원까지 치솟았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거래대금은 이날 12조원대로 떨어졌다. 거래량 역시 7만주에서 5만주 선으로 22% 감소했다. 지난 13일은 코스피지수는 장중 2776.72까지 오르며 올해 연고점(3월26일 장중 2779.4)에 근접한 날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지난주 주당 8만원을 넘어섰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 7만8100원으로 마감했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 주가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주요 종목 중 이날 주가가 상승 마감한 곳은 인공지능(AI) 훈풍 최선호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와 현대차, 기아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 주가 상승에는 현대차 인도법인의 상장 추진이 작용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이날 각각 3.92%, 5.22%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하락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23포인트(0.37%) 내린 858.96을 기록했다. 전장보다 2.06포인트(0.24%) 내린 860.13으로 출발해 장 중 한때 상승으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 행렬에 밀리며 하락으로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혼조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는 물론 엔켐 등 이차전지주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이외 셀트리온제약, 클래시스의 주가도 내렸다. 다만 엘테오젠, HLB 등 바이오 주가는 올랐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9원(0.14%) 오른 1381.2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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