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승석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열린 미국 최대 게임 전시 ‘서머 게임 페스트 2024’에 참가해 출시 예정인 신작들을 소개했다. 이들 게임은 기존 국내 게임사들이 주력으로 개발하던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서 벗어나 루트슈터, 대전 액션, 실시간 전략 게임(RTS) 등 다양한 장르들이다.
넥슨은 SGF 2024에서 루트슈터 장르 신작 ‘퍼스트 디센던트’를 소개했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총기 기반의 화려한 전투가 강점인 PC 및 콘솔 멀티 플랫폼 게임이다. 액션성의 재미를 강화한 협동 슈팅(CO-OP)과 유저 경험을 확장시키는 지속 가능한 RPG 플레이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다음달 2일 글로벌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루트슈터 장르는 최근 NHN도 시도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다키스트 데이즈’는 지난 3월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했으며, 올해 3분기에 2차 CBT를 계획하고 있다.
엔씨도 이번 SGF 2024에 참가해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의 신규 영상을 공개하고, 오는 27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100개국에서 얼리 억세스 버전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틀크러쉬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아지는 지형과 적들 사이에서 최후의 1인을 목표로 전투를 펼치는 난투형 대전 액션 게임으로, 특색 있는 전장과 최대 30인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모드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엔씨는 최근 개발 중인 RTS 게임 ‘프로젝트 G’의 명칭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로 확정하고 사내 테스트 준비에 나섰다. 엔씨는 사내 공지를 통해 택탄의 개발 목적과 기획 의도, 진행 상황 등을 공유받고 공식‧비공식 테스트에 참여할 크루를 모집한다고 알렸다.
카카오게임즈도 RTS 장르에 뛰어들었다. 지난 10일 카카오게임즈는 미국의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RTS 장르 게임 ‘스톰게이트’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스톰게이트는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 종족과 외계 종족 ‘인퍼널’,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셀레스철’ 등 세 종족이 등장하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게임에서는 대전, 협동 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31일에 사전 펀딩 구매자 및 스팀 얼리 액세스 팩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8월 14일부터는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는 것은 위축된 국내 게임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3월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2022년보다 10.9% 감소한 약 19조7천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장르 및 플랫폼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신평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은 서브컬처·캐주얼·전략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여전히 MMORPG가 매출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라며 “국내 게임사들의 중·장기 실적 개선 여부는 패키지 게임(주로 PC·콘솔 멀티플랫폼)으로의 플랫폼 다각화, 비 MMORPG 게임 비중의 확대, 그리고 글로벌 확장 여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 업체들 중 엔씨는 특히 글로벌 성과가 중요한 상황이다. 엔씨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79억원, 25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7%, 68% 감소했다. 특히 1분기 지역별 매출에서는 국내가 65%를 차지해, 국내 시장에 집중된 모습을 보였다.
엔씨는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장르와 플랫폼 등에서 다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024년은 엔씨가 지식재산권(IP), 장르, 플랫폼 세 방면에서 다각화를 추진하는 해”라며 “내년에는 기존 IP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장르의 신작을 2종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PG 장르 안에서도 타 장르를 접목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 13일 개발 중인 ‘프로젝트 BSS’의 명칭을 ‘호연’으로 확정하고, 장르에 대해 ‘스위칭 RPG’ 라고 소개했다. 실시간 필드 전투를 기반으로 턴제 덱 전투 모드를 결합해 하나의 게임으로 풀어냈다는 설명이다.
엔씨는 “상황이나 적의 패턴을 고려한 덱 구성과 컨트롤의 재미에 집중한 실시간 필드 전투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된다”라며 “특정 콘텐츠에서는 턴제 전투 모드를 제공해 수집형 RPG 본연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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