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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 첫 수출 현대로템… 사우디·폴란드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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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이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처음으로 고속철을 수출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폴란드 등에서 추진 중인 추가 수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을 추진 중인 사우디는 지난 2022년 현대로템과 철도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폴란드는 과거 현대로템이 트램(도심에 설치된 레일 위를 운행하는 전동차)을 납품한 경험이 있다.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지난 14일 수주했다. 수출형 고속철은 최대 시속 250㎞급 동력분산식 차량으로, 국내에서 운항 중인 KTX-이음(EMU-260) 동체를 기반으로 한다. 현대로템은 6편성(총 42량)을 우즈베키스탄 측에 공급하고 경정비 2년과 중정비 9개월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현대로템이 생산한 고속철이 철로를 달리고 있다./현대로템 유튜브 캡처
현대로템이 생산한 고속철이 철로를 달리고 있다./현대로템 유튜브 캡처

이번 수주는 국산 고속철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고속차량 제작·운영 수출 실적이 있으면 국제 입찰 시 더 유리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사우디에 고속철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사우디 투자부·철도청과 네옴시티 내 총 245㎞에 달하는 철도에 투입될 고속철 480량, 메트로 전동차(지하철) 160량, 전기 기관차 120량의 공급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 수출형 고속철 제작 시 현지 사막형 기후에 맞게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도록 개조하고, 외부 먼지나 모래를 차단하는 방진 설계를 적용한다. 이 같은 설계 노하우를 비슷한 사막형 기후를 가진 사우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아직 사우디 정부에서 공식적인 입찰 공고를 내진 않았지만, 기회가 오면 수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납품한 트램 모습. /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납품한 트램 모습. / 현대로템 제공

폴란드도 현대로템이 수출을 목표로 하는 국가다. 폴란드는 신공항과 주요 거점 도시를 연결하는 2000㎞ 길이의 고속철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9년 폴란드 바르샤바의 트램 사업에 차량 납품업체로 선정됐고, 차량 123편성을 공급하며 현지 철도 사업의 물꼬를 텄다. 방산 분야에서도 K2 전차를 수출하며 공고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로템의 기술과 가격 경쟁력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됐지만, 지난 수십 년간 고속철 사업을 영위하며 많은 수출 경험을 가진 해외 철도 업체와의 경쟁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글로벌 고속철 시장은 중국의 CRRC, 테제베(TGV) 제조사인 프랑스 알스톰, 독일 지멘스, 캐나다의 다국적기업 봄바디어, 스페인 탈고 등 유수의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 사업에서 현대로템이 제안한 가격은 경쟁 업체였던 스페인 측과 비슷했지만, 차량 구조상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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