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본사 71대29 이익배분 구조
이마트24, 지난해 1년 만 적자 전환
“가맹점 경쟁력·수익성 제고 기대감”
편의점 업계 출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24가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마트24는 지난달 가맹사업 모델을 변경하면서 모든 신규 점포를 ‘노브랜드 가맹모델’로 열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운영하는 편의점 이마트24가 시장 포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마트24는 2022년 68억 원의 연간 흑자를 달성했으나 작년 23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했다. 모기업 이마트도 현재 여력이 없는 만큼 수익성 확보가 절실한 상태다.
이마트24는 편의점 후발주자다. 2013년 12월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하면서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고 2017년 브랜드명을 ‘이마트24’로 바꿨다. CU·GS25·세븐일레븐 ‘3강’ 체제였던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서 500여 개에 불과했던 점포 수는 올 1분기 기준 6605개로 늘었다.
하지만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밀리면서 편의점 실적의 핵심인 점포 증가세도 확연히 꺾였다. 이마트24의 확장세는 2022년 6365개에서 지난해 6598개로 233개를 늘리는 데 그쳤다. 이마트24는 앞서 4년간 연평균 665개씩 점포를 늘려 왔으나 점포 증가세가 꺾였다.
이마트24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판을 짰다. 지난 4월 가맹사업 모델을 기존 월회비(정액제) 방식에서 로열티(정률제)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모든 점포를 노브랜드 가맹모델로 오픈하고 있다. 정률제 방식은 가맹점과 본사가 이익을 71대 29로 배분하는 구조다.
가맹본부인 이마트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는 정액제보다는 정률제가 유리하다. 정액제는 점포 수가 많을수록 좋으나 각 점포 매출이 늘어도 본사 수익이 제한적인 반면 정률제는 점포 매출이 늘어나면 본사 매출과 이익도 같이 더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률제 계약에는 노브랜드 상품 발주를 넣어야 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정액으로 월회비를 내는 기존 점주들도 노브랜드 상품에 대해서는 정률제가 적용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매장 수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5월 말 이마트24는 전라남도 순천시에 노브랜드 가맹모델 첫 점포인 ‘순천신대중흥점’을 오픈했다. 현재 변경된 노브랜드 가맹모델로 새롭게 오픈한 점포 수는 25개다. 가맹사업 모델이 변경된 지 한달만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모델 출시 및 수익중심형 신규출점, 이마트와의 기능적 통합에 따른 상품경쟁력 확보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노브랜드 가맹모델 확대, 차별화 상품 홍보 및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마트가 추진하고 있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3사 통합전략의 하나로 자체 브랜드(PB)인 ‘노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추진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노브랜드 제품은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원가 개선과 물류 효율 증가’ 전략의 일환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의점에 각기 다른 상품을 구상하고 공급하는 것보다 이마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노브랜드 제품을 팔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이마트24가 정률제 가맹사업 모델 도입, 노브랜드 제품의 편의점 특화 상품 출시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실적 개선 방안이어서 당장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편의점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가,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개 편의점 브랜드(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의 전국 점포 수는 5만5580개다. 1만7762개를 보유한 CU가 올해 4월 말 1만8000호점을 내는 등 편의점 점포 수는 계속 느는 추세다.
또한 국내 편의점 시장은 GS25와 CU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다. 그런데도 골목마다 없는 곳이 없다는 편의점 시장의 성장이 멈추지 않고 있다. 기존 업체들이 신규 출점을 지속하는 가운데 이랜드도 최근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24가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로서 어려운 위치인 것은 사실”이라며 “새롭게 내놓은 수익성 개선 방안이 효과를 통해 이마트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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