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윤석열 정부와 의료계 대충돌 일보직전이다.
그동안 연쇄적인 전공의 사퇴, 전문의 사퇴, 의대 교수 휴직, 의대생 휴업 등 막다른 골목으로 향하고 있었던 의정 갈등이 정점에 이르렀다. 의사협회는 의대 증원안을 재논의하고,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의 쟁점 사안을 수정·보완할 것을 요구했다. 전공의 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과 처분을 즉각 소급 취소하고 사법 처리 위협을 중단해달라고도 했다.
의협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17일 전체 회원 투표를 통해 ‘전면 휴진 보류’에 대해 결정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18일 전국적으로 집단 휴진을 진행하며 이후 무기한 휴진을 포함한 전면적인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내년도 의대 정원을 각 의과 대학들이 학사 일정에 맞게 변경 처리하고 있던 시점에 의료계는 초강경 대응을 선택한 셈이다.
각 의과대학들이 단체로 휴진을 선택하면서 ‘의정 갈등’이 정점으로 솟구쳐 올랐다.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고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 곳에 소속된 교수들이 정부에 반발해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한다.
연세대 의대 비대위는 결의문을 내고 “정부는 여러 차례 정책 결정은 정부의 권한”이라 주장했다. 이어 “이는 곧 정책 추진에 따르는 문제 역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라며 “전공의에게 명령 철회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덫을 놓은 정부에 우리 교수들은 협조를 거부한다”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체 구성원 중 60% 이상이 참여한 ‘6월 18일 휴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5% 이상이 휴진을 통한 정부에 대한 항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여의도성모병원·의정부성모병원·부천성모병원·은평성모병원·인천성모병원·성빈센트병원·대전성모병원 등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은 18일 휴진한다. 다만 응급실과 응급·중환자 수술, 중환자실과 입원환자 진료는 쉬지 않는다. 의과대학을 비롯해 의료계는 국민들과 환자들의 염려가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와 전면전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의정 갈등’에 대한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1~15일까지 의정 갈등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의정 갈등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정부’, ‘의대’, ‘의사’, ‘교수’, ‘환자’, ‘수리’, ‘국민’, ‘서울대병원’, ‘회장’, ‘수련’, ‘사태’, ‘비상’, ‘공백’, ‘위원장’, ‘대한의사협회’, ‘정원’, ‘사직’, ‘교육’, ‘국회’, ‘한국’, ‘여부’, ‘서울대’, ‘장관’, ‘보건복지부’, ‘노조’, ‘중증’, ‘유지’, ‘응급실’, ‘수술’, ‘중심’, ‘지원’, ‘장기’, ‘병원장’, ‘국민의힘’, ‘대표자’, ‘학생’, ‘총장’, ‘시내’, ‘정상화’, ‘반대’, ‘민주당’ 등으로 올라왔다(그림1).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의정 갈등은 단숨에 풀어내기 힘들 정도로 꼬여 있는 상태임을 확인하게 된다.
대형 병원들은 환자 감소라는 경영 악화와 함께 중증 환자들이 치료를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 휴진을 결정한 것에 대해 극도로 성난 민심과 부딪혀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주요 병원들은 일제히 ‘비상경영’을 선포하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줄도산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고 있다. ‘빅5’ 등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규모가 큰 곳에서는 하루에 많게는 10억원 이상 적자를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병원은 잇따라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차입금을 늘리면서 버티고 있다.
이번에는 같은 기간 동안 ‘의료 공백’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긍부정 감성 비율을 확인해 봤다. 의료 공백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환자’, ‘진료’, ‘복귀’, ‘철회’, ‘비상’, ‘결정’, ‘대책’, ‘열다’, ‘필수’, ‘발표’, ‘중단’, ‘무기’, ‘사태’, ‘개혁’, ‘느리다’, ‘크다’, ‘생명’, ‘우려’, ‘거부’, ‘논의’, ‘대응’, ‘강조’, ‘행동’, ‘동참’, ‘명령’, ‘검토’, ‘신고’, ‘방침’, ‘주장’, ‘협의’, ‘치료’, ‘비판’ 등으로 나왔다. 의료 공백 키워드에 대한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은 긍정 40.9%, 부정 42.3%로 나타났다. 중립은 16.8%였다(그림2).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로 보더라도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긍부정 감성 비율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의료 충돌 관련 빅데이터 결과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연관어는 바로 ‘대화와 타협’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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