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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의 문화살롱] 콘텐츠 창작 핵심 동력으로 떠오른 AI…데이터·저작권 문제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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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젼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인공지능으로 만든 단편 영화 ‘원 모어 펌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인공지능(AI)은 콘텐츠 등 모든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한국의 창작자들은 빠르게 바뀌고 있는 콘텐츠 산업 환경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통해 하나씩 성과를 내고 있다.
 
연출자인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젼 대표가 AI를 활용해 만든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1회 AI 국제영화제(AIFF)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최민근 문화방송(MBC) PD는 세계 최초로 AI PD가 연출한 프로그램 ‘PD가 사라졌다’를 제작해, 국내외서 주목 받고 있다. 동시에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형 데이터와 저작권 관련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하 콘진원)은 기술 혁신이 콘텐츠산업 생태계에 가져올 새로운 기회와 건전한 창작생태계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 및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2024 콘텐츠산업포럼’을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개최했다.

올해 콘텐츠산업포럼에는 ‘인공지능 일상화, 콘텐츠 창작 현장의 기회와 도전(AI Transformation, New Creativity & Creator)’을 주제로 △정책 △방송 △게임 △음악 △이야기 등 5개 분야 30여 명의 콘텐츠산업 전문가, 창·제작자, 생성형 AI 기술 개발 전문가들이 발제자로 나섰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안희수 씨제이이엔엠(CJ ENM) 팀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눈물의 여왕’ 중  인공지능을 사용해 만든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12일 개최된 정책포럼에서는 ‘AI가 이끄는 콘텐츠 산업혁명,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상무 △구태헌 법무법인 린 변호사 △안희수 씨제이이엔엠(CJ ENM) 팀장 △권한슬 스튜디오프리윌루젼 감독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본부장의 발제가 진행됐다.

‘눈물의 여왕’에서 해인(김지원)이 헤매던 눈 내리는 자작나무 숲은 인공지능을 사용해 만들었다. 안 팀장은 “인공지능이 원본 사진에 없는 나무의 위쪽 부분을 알아서 묘사해 주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인공지능의 단점에 주목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만든 영상의 경우, 약간의 뭉개짐이 있었고 일관성이 깨지는 부분도 있었다”며 “이런 괴기한 이미지를 공포물로 만들면 단점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은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세 사람이 3분짜리 단편 영화인 ‘원 모어 펌킨’을 만드는 데 걸린 제작기간은 5일에 불과했다. 수천만원의 제작비와 1~2개월이 걸렸을 시간을 아꼈다. 권 감독은 인공지능이 만든 시안 1만여 개 중 선택을 하는 일에 집중했고, 이는 작품성 높은 단편 영화로 연결됐다.

생성형 AI 콘텐츠 시장 규모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 기업의 생성형 AI 도입률은 8%로 저조하다. 콘진원이 발간한 ‘2023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도입하지 않은 이유로 응답자의 78.3%가 ‘활용 방안을 몰라서’를 꼽았다.
 
권 대표는 “영상 분야 한국형 데이터가 많이 학습돼 있지 않기 때문에, 창작자들이 원하는 것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예컨대 마포대교를 치면 이상한 우주가 나온다”며 “정부 연구 개발 과제 등을 통해 한국형 데이터가 학습된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학습은 저작권 문제와 직결된다. 구 변호사는 “한국의 저작권법은 글로벌 AI산업과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며 “대량 데이터 수집 시 수록된 데이터의 적법한 접근 권한 확인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AI 산업 발전에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진MBC
세계 최초로 AI PD가 연출한 ‘PD가 사라졌다’ 포스터 [사진=MBC]

 
2일차 방송포럼에서는 ‘AI, 창작과 유통의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PD가 사라졌다’를 연출한 최민근 문화방송 PD와 박근희 웨이브아메리카스 대표가 콘텐츠 기획부터 후반 제작까지 적용된 AI 창작사례와 K-콘텐츠 해외 유통 플랫폼(KOCOWA+)의 AI 기술 활용 현황과 전망을 소개했다.
 
기술이 변할 때마다 콘텐츠도 바뀌어왔다. 최 PD는 “패러다임이 바뀌는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인공지능 PD를 대하는 출연자들의 감정이 변화하는 것이 매우 흥미로운 점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최 PD는 AI PD인 ‘M파고’가 내놓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M파고’가 만든 게임 중 ‘축구 뽀뽀 리그’라는 것이 있었다. 골을 넣은 후 골키퍼랑 뽀뽀를 해야 득점이 인정된다는 규칙을 갖고 있었다. 후배신입 PD를 교육하듯이 ‘M파고’와 대화를 나눌 때, 뽀뽀를 언급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같은 날 진행된 게임포럼에서는 △박성범 넷마블 AI센터 팀장이 넷마블이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는 신작 추리 어드벤처 게임 ‘페이크북’ 개발에 사용된 생성형 AI의 효과적 활용 사례를 선보였다.
 
이어 음악포럼에서는 ‘AI로 개척하는 K-뮤직의 신대륙’을 주제로 △차우진 티엠아이 에프엠(TMI.FM) 디렉터·음악평론가가 생성형 AI 활용과 음악산업의 변화 전망을 발표했고 △이종필 뉴튠 대표는 음악 창작의 저변 확대를 위한 인프라로서의 AI 활용 변화 방향을 소개했다. △박찬재 엔터아츠 대표는 AI 자원을 활용한 기획과 전략, 파급효과를 조망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최민근 MBC PD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3일차 이야기포럼에서는 ‘생성형 AI와의 공생과 창작의 미래’를 주제로 △정승환 라이언로켓 대표가 AI 기술 활용으로 생산성이 향상된 웹툰 제작 사례를 발표했고 △전 SK플래닛 최고 기술 관리자(CTO) 전윤호 작가는 SF앤솔로지 웹소설 ‘매니페스토’의 창작 경험을 바탕으로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의 현재 기술력과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전 작가는 “문장뿐만 아니라, 소설의 복잡한 설계 등을 협업할 수 있는 인공지능 도구가 개발됐으면 좋겠다”며 “휴대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타인과의 비교처럼, 향후 인공지능으로 인해 예상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조현래 콘진원 원장은 “AI 기술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콘텐츠 창작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며 “기술 발전이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AI라는 새로운 창작도구를 활용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정부뿐만 아니라 교육 기관과 산업계 모두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CKL 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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