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만능 내야수 김혜성(25)이 프로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그라운드 홈런)에 대한 기쁨을 만끽했다. 색다른 짜릿함을 느낀 김혜성은 앞으로 그라운드 홈런 맛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김혜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3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2볼넷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0-2로 뒤진 1회 곽빈을 상대로 장타를 날린 뒤 빠른 발을 활용해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어냈다.
김혜성이 그라운드 홈런을 친 것은 2017년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역대 KBO 기록은 96번째다. 키움 소속 선수로는 2022년 8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야시엘 푸이그가 기록한 뒤 두 번째다.
2루를 돈 뒤 3루에서 잠깐 멈칫했던 김혜성은 주루코치의 돌라는 신호를 받고 다시 탄력을 붙였다. 홈에서 접전 상황이 펼쳐졌지만, 포수 양의지가 공을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그라운드 홈런이 완성됐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혜성은 “처음에는 3루에서 멈추려고 속도를 줄였다가 코치님의 사인을 받고 다시 뛰었다. 원래 뛰는 게 맞았는데 내가 알아서 속도를 낮춘 것은 잘못”이라며 “다행히 슬라이딩해서 세이프됐다. 담장을 넘기는 홈런과는 다른 짜릿함을 느꼈다”고 웃었다.
김혜성은 “과거 그라운드 홈런을 시도했다가 아웃된 적이 있다. 2년 전에는 푸이그가 치는 것을 대기 타석에서 봤었는데 이번에 성공해서 굉장히 기분이 좋더라”며 “잘 치는 것만큼 운도 따라줘야 해 쉽지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또 치고 싶다”고 의욕을 전했다.
최근 키움의 경기에는 연일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가 김혜성을 보기 위해 방문한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한 스카우트는 김혜성이 그라운드 홈런을 치자 놀라운 듯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김혜성은 “경기 시작하면 스카우트를 의식할 겨를이 없다. 야구에만 집중할 뿐”이라며 “홈런을 의식하면서 타석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매 타석 내 할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올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0.336 10홈런 39타점 1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7을 기록 중이다. 이날 홈런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김혜성은 “10홈런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 그보다 팀 성적이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다. 주장 (송)성문이형이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고 팀원 간 ‘으쌰으쌰’하고 있지만 야구가 참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 남은 경기가 많으니 최대한 타석에서 집중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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