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ㆍ로봇 기반 스마트팜 통합 운영 솔루션 스타트업
2020년 네덜란드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 세계 3위 수상
2만1000평 스마트팜 직접 운영하며 핵심 기술ㆍ로봇 개발
AI 기반 재배 및 로봇 농작업 통해 무인 자동화 농장 구현 목표
올해 BEP 달성 바탕 하반기 투자 라운드 시작 계획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기반 재배와 로봇 농작업을 통한 무인 자동화 농장의 구현이 목표로, 농업 생산 분야의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AI 기반 기술을 개발·보급·상용화할 계획입니다.”
조진형 아이오크롭스 대표는 12일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아이오크롭스 본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비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아이오크롭스는 2018년 설립된 애그테크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팜 원격 운영과 AI 기반 스마트팜 통합 솔루션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구체적으로 온실의 예찰-운반-방제-수확 작업을 수행하는 AI 기반 스마트팜 자율주행 로봇 헤르마이(HERMAI)와 AI 기반 스마트팜 통합 운영 솔루션 아이오팜(ioFarm), 데이터 기반 농작업 관리 솔루션 에이션(Ation),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 센서 및 데이터 원격 모니터링 솔루션 등을 개발한다. 설립 이듬해 아이오팜을 출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20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AGC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에 출전해 세계 3위를 수상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기계공학 학사·석사 출신의 조 대표는 전공을 살린 창업을 고민하다 스마트팜에 주목했다. 로봇과 AI 등 자동화 기술이 농업 생산의 혁신을 가져오리란 판단 하에 농사 경험을 쌓고자 천안토마토농장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서 2년여간 연구에 몰두했고, 이후 ‘디지로그’ 팀을 구성해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에 출전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팀의 주축 멤버들은 아이오크롭스 초기 공동 창업자로 함께했으며 현재까지 회사를 함께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조 대표는 여전히 농업과 IT의 융합이 어렵다고 느낀다. 농업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기술을 접목하는 것으로는 원하는 성과를 얻기 어려워서다. 그는 “현장 중심의 전문가와 개발 중심의 전문가가 온전히 하나가 돼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그러면서 높은 수준의 기술과 빼어난 실용성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애그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을 결정하는 주요인이라 할 수 있다”며 “아이오크롭스는 ‘농보딩(농장+온보딩)’으로 불리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구성원들에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은 물론 국내에도 애그테크 스타트업 다수 등장해 저마다의 기술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농가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프로덕트를 기획해 상용화하고 있으나, 이들과 아이오크롭스만의 가장 큰 차이는 직접 온실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스마트팜에 적용 가능한 기술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농산물을 생산해 유통까지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이오크롭스는 2021년 최초 3000평을 시작으로 현재는 2만10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재배 작물은 파프리카와 토마토다.
조 대표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직접 농장에 적용하며 제품을 고도화 해 나가기 때문에 기술의 실용성 차원에서 아이오크롭스는 가장 뛰어난 가치를 제공한다”며 “현장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농업 전문가 직원과 서울 사무실에서 제품을 개발하는 기술 전문가 직원이 함께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실증함으로써 동종 업계 기업보다 더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이오크롭스가 제공하는 농작업 관리 솔루션 에이션을 이용하는 스마트팜의 만족도는 상당하다고 조 대표는 말한다. 통상 애그테크 기업들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실험용 사이즈, 혹은 파일럿 규모의 스마트팜에서 기술 접목을 실험할 수밖에 없는데, 상업용 대규모 재배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는 파일럿 환경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에이션을 도입한 스마트팜 ‘팜팜’의 경우 작업 능률이 10%가량 향상됐다”며 “네덜란드에서 경험한 관리 시스템보다 더 쉽고 정확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이오크롭스가 주력으로 하는 타깃은 온실 스마트팜이다. 일견 시장이 한정돼 보이나 성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다. 국내 온실 작물은 토마토와 파프리카, 딸기, 오이 등이 있으며 각 작물의 시장 규모만 따져도 수조 원을 웃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정부의 스마트팜 확산 정책이 꾸준히 실행되고, 해외 역시 테크 기반 그린하우스가 당연히 성장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인해 노지에서의 농업 생산성이 저하하는 추세이고, 이상 기후로 농작물 가격이 급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의 영향을 덜 받도록 하는 게 온실이라는 시설이고, 이 시설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스마트팜 관련 기술이라고 보면 재배 작물의 확대 등 시장의 성장은 당연하다”고 예상했다.
아이오크롭스는 설립 이후 매년 두 배를 웃도는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며 작년에는 2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286% 신장한 수준이다. 올해 매출은 이보다는 성장폭이 다소 줄은 40억 원가량의 예상한다. 외형보다 내실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투자 라운드도 계획하고 있다.
조 대표는 “매출 증가보다는 내부 사업구조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작년까지 적자가 이어졌으나 올해 예상대로라면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이고, 내년부터는 성장과 내실을 함께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외로 진출할 계획도 세웠다.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의 기술과 차별화한 경쟁력이 무기다. 조 대표는 “최근 중동의 스마트팜 민간업체 사우디그린하우스에 에이션을 납품했고, 생육 모니터링 로봇 헤르마이도 납품 준비 중이다. 해외 K스마트팜 기술 수출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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