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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앞당겨진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니”…휴진 D-1 환자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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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윤주현 기자 = “다음 주 수술 예정이었는데 진통이 조금 더 앞당겨져서 사흘 전에 아이를 낳았습니다. 출산이 당겨져서 전면 휴진일을 피하게 된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A 씨(30대·남)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걱정이 교차했다. 그는 “산부인과를 포함한 필수 의료는 휴진을 안 한다고 들어서 안심은 됐지만 사실 한편으로 걱정이 많이 됐다”며 씁쓸해했다.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는 오는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제외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을 모두 중단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내가 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는 이 모 씨(63·남)는 “(중증 의료센터가) 인력도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운영될 리가 있겠느냐”며 “중증 환자는 수술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외래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면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정상 운영한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떨어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필수의료는 유지?…제대로 돌아가겠나”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외래 휴진 또는 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 조치를 시행한 교수는 총 529명이다. 이는 진료에 참여하는 전체 교수 967명 중 54.7%에 해당하는 수치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집단 휴직 동참에 환자들은 기존의 진료·수술이 밀린 상황에서 상황이 추가로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대위는 응급·중증 환자와 희귀·난치·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는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환자들 쉽게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40대 여성 신 모 씨는 “남편이 서울대병원에 부정맥 때문에 외래 진료가 7월 초 예정돼 있다”며 “날짜는 다가오는데, 병원은 아무런 연락은 없고 휴진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고 불안감으로 토로했다.

신 씨는 “어머니도 지금 췌장 쪽 문제로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러 오고 있다”며 “이렇게 상황이 흘러가면 진료를 못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생사 볼모로 한 파업, 목숨 걸렸는데…빨리 타협해야”

환자들은 무엇보다도 현재 진행형인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하루빨리 봉합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자의 의무와 권리’가 적힌 글을 보고 있던 70대 여성 이 모 씨는 “생사를 볼모로 하는 건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대화와 타협을 해야지 휴진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보라매병원에 입원 중인 박 모 씨(66·남)는 “지난 13일 진료가 예정됐지만 밀려서 병원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17일에 날짜를 잡아주더라”며 “환자 목숨이 걸린 문제인데, 의사들의 집단 휴진 소식에 기분이 좋진 않다”고 인상을 찡그렸다.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인 50대 중반 남성 김 모 씨도 “이젠 의료계와 정부 중 누가 잘못한 건지도 모르겠다”며 “환자 목숨이 걸린 문제인데 빨리 타협해야 한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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