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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활 균형 절대적 필요”…유연근무 독려하는 독일기업의 이유

데일리안 조회수  

중소기업 약 58% 유연근무 실시

獨기업들, 가족친화적 요소 중요

“워라밸이 경영 실적에도 도움”

“돈보다 시간 중요” 근로자 늘어

ⓒ마이본볼프.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일·생활 균형(워라밸) 정책을 갖춘 국가로 유명하다. 짧은 근무시간, 넉넉한 휴가, 유연한 근무 제도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일과 개인 삶을 조화롭게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짧은 근무시간을 자랑한다. 우리나라 같은 국가들에 비해 일·생활 균형 지수도 높다.

독일은 개인 업무 시간 엄수, 야근 및 휴일 근무를 최소화하는 명확한 근무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생활 침해 금지, 과도한 연락 및 업무 요구를 제한하는 등 개인 시간도 존중한다.

특히 연간 휴가를 의무적으로 소화할 수 있게 하는 등 휴가 사용도 독려한다. 우리나라에선 어려운 장기휴가도 본인이 원한다면 쉽게 갈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역시 굉장히 중요시한다. 일찍 퇴근해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러한 일·생활 균형은 노동자 만족도를 향상시켜 일과 개인 삶의 조화로운 만족도로 높은 근무 의욕 및 생산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감소로 건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일·생활 균형정책을 통한 우수 인재 유치 및 유지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노동 생산성 향상 및 사회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성별에 따른 독일 노동시장(영어 번역본). ⓒ독일 연방고용청

근로시간 짧고 휴가 긴 국가 ‘독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독일은 OECD 국가 중 근로시간이 가장 짧고 휴가가 가장 긴 나라다. 2022년 기준 독일의 근로시간은 연 1295시간으로, OECD 평균 1651시간이나 한국 1904시간에 비해 훨씬 짧다. 유급휴가는 24일을 보장하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운영 등으로 장기휴가도 가능하다.

현재 독일은 약 8300만명으로, 유럽연합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독일 비국적자 13%로, 이민자 인구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독일은 1960년대부터 출산율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국가였다. 1995년 합계출산율이 1.25명까지 떨어졌던 독일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2010년 1.39명, 2016년 1.59명, 2021년 1.58명으로 2015년 이후 1.5명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의 여성 고용률은 73.1%이다. 2000년대 이후 남녀간 고용률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성의 고용이 늘어난 것은 ‘미니잡’ ‘시간제 고용’이 늘어난 결과다.

시간제 고용계약 여성근로자는 전체 시간제 고용 중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 독일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시간 단축, 연장 또는 근로시간대 변경 신청을 인정했다. 중소기업 약 58%가 유연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시간제(74.8%), 신뢰근로시간제(72.8%), 재택근무(55.8%)도 이용되고 있다.

2019년은 근로시간 단축 종료 후 합의된 근로시간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한시적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했다. 45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별도 사유 없이 6개월 이상 근속자는 근로시간 단축 청구가 가능하다.

아이의 유무와 성별에 따른 시간 필요도에 대한 설문조사. ⓒ독일 노동시장과 직업연구소

유연근무=창조적인 시간…“창조는 결국 회사 발전”

1989년 설립된 독일의 IT 컨설팅 기업 마이본볼프(MaibornWolff GmbH)는 가족친화적인 요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본볼프는 약 1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 평가 플랫폼인 Kununu에서 선정한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 내 워라밸 기업 순위 6위를 기록했다. 또 14년 연속 글로벌 신뢰 기반 평가기관인 GPTW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로 선정했다.

홀거 울프 CEO 겸 창립자는 “가족적 요소와 직업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조화를 이뤄야 재능이 충분히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가족친화적이라는 것은 직업 활동을 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과 생활을 양립할 수 있게 해주는 기업이 가족친화적 기업이고 그걸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유연한 시간을 근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성들이 가정에 있는 의무를 더 많이 도와주고 참여함으로써 여성들이 더 많은 직업에서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독일은 아무리 초과근무하고 싶어도 10시간 이상은 못한다”고 말했다.

기계부품 개발 및 제조업 분야인 독일의 다른 기업 파트(FATH GmbH)는 독일 바이에른주 경제에너지부로부터 ‘Bayerns Best 50(바이에른주의 베스트 50)’ 상을 받았다. 총직원 수는 500명이다.

비도 파트 CEO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중요한 건 ‘인간이 중심’이 되는 기업이다. 일 뿐 아니라 삶을 풍부히 할 수 있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회사 생활에 만족하고 긍정적으로 업무에 일하면 집에 가서도 즐겁고 가정도 평안하다. 그러면 곧 사회도 평안해진다. 일하는 조건이랑 환경이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영향 미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에서 일하던 집에서 일하던) 어떤 형태로 일하던 간에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생활 균형 정책은 경영 실적에도 절대적으로 도움 된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안 맞으면 절대 발전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는 창조적인 인재를 위해 이러한 조건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9%가 시간을 선택했고 34%가 돈을 선택했다. ⓒ독일 노동시장과 직업연구소

‘돈’보다 ‘시간’이 중요…시간에 대한 인식 변화

독일 노동시장과 직업연구소(IAB)는 돈보다 시간을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추세라고 전했다.

1967년 설립된 IAB는 독일 연방고용청 산하 연구기관이다. 노동시장과 사회정책, 경제성장, 인구변동, 기업과 고용 등을 연구한다.

현재 약 220명의 연구인력, 노동통계 및 패널데이터를 생산 중이며 연방고용청의 10개 지역 지도부에 4명씩 직원을 파견해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IAB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독일 근로자 59%가 돈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34%는 돈이 중요하다고 했으며, 6%는 둘 다 중요하다고 한 것으로 집계됐다.

IAB는 “독일의 경우도 주 4일이 논의되고 있고 실제로 그걸 실행하는 기업도 있다”며 “이는 독일이 선진국이어서가 아니라 시간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낀 것 같다”며 “차라리 한두 시간 일 덜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인식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출산 지원금이나 세제 감면 혜택 등에 대해서는 금전으로 출산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며 “출산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에 당장 돈을 얼마만큼 준다고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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