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수익률 2.62% 그쳐
기준금리 1%P 가까이 밑돌아
고금리에도 불확실성에 ‘발목’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굴려 얻은 수익률이 올해 초 2%대 중반까지 주저 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포인트(p) 가까이 밑돌며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자산 활용을 둘러싼 보험사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39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2.62%로 전년 동기 대비 0.08%p 떨어졌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부동산, 채권 등에 투자해 올린 성과 지표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자산운용 능력이 나쁘다는 뜻이다.
이같은 운용자산수익률은 현재 한은 기준금리인 연 3.5%에 비해 0.88%p 낮은 수준이다. 웬만한 은행 예·적금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못한 수익률이란 얘기다.
보험사별로 보면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70%로 보험사 중 최저를 기록했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1.51%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
그 외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플러스를 찍긴 했지만 0~1%대에 그친 보험사들도 있었다.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의 운용자산이익률은 각각 0.06%, 0.31%로 0%대로 나타났으며, 라이나손해보험의 경우 1.66%를 기록하며 1%대의 이익률을 보였다.
그 외 ▲악사손해보험(2.10%) ▲미래에셋생명(2.26%)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2.29%) ▲한화생명(2.36%) ▲삼성화재(2.39%) ▲현대해상(2.41%) ▲DB생명(2.47%) ▲KB손해보험(2.56%) ▲NH농협생명(2.73%) ▲DB손해보험(2.80%)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중에서는 ABL생명이 4.10%의 운용자산이익률을 기록하며, 나홀로 4%대를 기록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자사는 철저한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에 기반을 둔 국공채 위주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하는 안정적인 수익기반과 더불어 자체적인 해외 딜소싱 네트워크를 통한 중위험 고수익 대체 투자에 대한 비중 확대를 해오고 있다”며 “향후에도 시장상황에 부합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을 통해 장기 관점에서의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다양한 투자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금리 여건만 놓고 보면 자산운용 측면에서는 유리한 국면이 계속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높은 금리는 자산운용 측면에서 호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4.00% 이후 최고치다.
그럼에도 보험업계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저조한 배경에는 금리를 둘러싼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의 고금리는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계속 뒤로 밀리고 있는 탓에 유지되는 불확실성이 큰 환경이다. 이러다 보니 자산운용의 방향성을 잡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커져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보험사들은 대부분 채권 투자를 통해 자산운용을 하고 있는 만큼, 저금리 채권을 팔고 고금리로 다시 사들이는 교체매매 통해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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