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독서도 좋고 운동도 좋지만, 기후 문제를 떼어놓고 살 수 없는 몸이 되다 보니 사실상 ‘기후가 취미’가 됐다. 쇼핑을 가면 과포장된 제품에 눈살이 찌푸려지고, 달리기 대회를 나가면 일회용 컵, 플라스틱 포장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저탄소 취미’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노래가 있다. 목소리를 내는 데는 추가 준비물이 들지 않으니 탄소 배출이 더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첫 연주회를 앞둔 ‘기후행동 합창단’은 그런 취지에 공감한 이들이 모여서 올해 초 꾸려졌다.
기후행동 합창단은 기후변화행동연구소와 인문경제 출판사 빈빈책방이 작곡가 이용주씨와 함께 만들었다. 이씨는 오페라 ‘윤동주’와 ‘기후오페라 1.5도’ 등을 작곡했다.
올해 초 꾸려진 이 합창단은 노래도 모두 새로 만들어서 연습해 왔다. 주제는 모두 ‘기후위기’와 관련한 것이다.
‘북극곰의 눈물’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에) 얼음 좀 그만 녹아내리라고 울부짖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합착곡 ‘홍수’는 “공기가 더워지고 바다도 뜨거워진다”는 기상 현상을 먼저 노래한 뒤 “마침내 터져버린 물폭탄,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무자비하게 쏟아졌다”는 내용이다.
‘쓰레기 산의 노래’는 “끝없이 쌓여가는 쓰레기 더미들, 우리가 만든 이 산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가사로 폐기물 문제를 다룬다. 청중을 향해 일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것이다.
심각하거나, ‘디스토피아’만 그리는 건 아니다. 기후동행 합창단은 연주회 마지막 곡으로 ‘화창한 봄 햇살’을 골랐다. “화창한 아침, 따스한 햇살과 꽃 내음이 만발하고, 어두웠던 마음이 활짝 열린다”는 가사로, 기후위기 상황 속 희망과 변화를 구한다.
이날(15일) 오후 가천대 예음홀에서 첫 연주회를 가지는 기후행동 합창단은 모임을 통해 기후변화 적응과 대응을 가장 쉬운 것에서부터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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