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을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 ‘헬로키티(Hello Kitty·이하 키티)’가 오는 11월 1일로 쉰살을 맞이한다.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부터 메가 인플루언서의 삶을 살아온 키티는 고양이를 의인화한 캐릭터다. ‘영원한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으며 부모님, 쌍둥이 여동생 미미와 함께 런던 교외에 거주하고 있다. 반려묘로는 ‘챠미’ 등이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키티가 탄생한 이래 800억 달러(약 110조 원)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은 동전 지갑을 시작으로 시작된 상품화는 문구류부터 패션·예술·음악까지 각종 상품과 협업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2008년에는 중국과 홍콩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공식 관광 대사로 임명됐으며, 2010년에는 키티를 제작한 산리오 창립 기념일에 뉴욕 증권거래소 폐막 종을 울리기도 했다. 대만에는 헬로키티를 테마로 한 산부인과 병원까지 있을 정도다.
올해는 50주년인 만큼 영국·홍콩에서 전시회 등 세계 각지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DDP에서도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하와이대학 인류학 교수이자 헬로키티 전문가인 크리스틴 야노는 키티의 장수 비결로 “창의성과 새로운 캐릭터 디자인을 수용하려는 산리오의 의지”를 꼽았다.
그는 “산리오는 항상 같으면서도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며 “제품과 마케팅적 요소뿐만 아니라 감정적 요소를 주입”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키티에게 주입된 감정적 요소는 ‘치유’다. 일본어로는 ‘이야시(癒し)’라고 하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낫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의미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입 모양이 보이지 않는 키티 특유의 디자인이다. 언뜻 무표정해 보이는 키티만의 표정은 보는 사람의 감정을 투영하게 만든다.
홍콩대학의 아이작 가녜는 “일본의 대중문화는 부드럼과 (남을) 판단하지 않는 마음, 공감을 통한 친밀함의 미학이 두드러진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키티라는 캐릭터를 감상하는 데에는 특별한 세계관이나 가치를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 짚었다.
산리오의 창업자 쓰지 신타로는 이전, 자신이 회사를 통해 관철해 온 ‘카와이(귀엽다)’의 가치에 대해 “무서운 것과 달리 카와이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템을 서로 주고받으면 서로 싸우거나 괴롭히거나 죽이는 일을 멈추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20년, 92세의 나이로 회사를 물러난 그는 키티가 세계 평화의 미니어처 대사가 되기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도쿄 공습으로 고통받은 경험을 토대로 “우리는 어려움에 처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생일을 맞은 이들을 위해, 아픈 이들을 위해 작은 일을 할 수 있다. 작은 공책이나 연필 한 자루 쥐여주는 일로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산리오의 기업 모토인 ‘작은 선물, 큰 미소’와도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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