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동경사무소 ‘일본의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 배경 및 평가’ 분석
“2018~2023년 소프트웨어 투자액 5.3조엔, 직전 8년보다 1.8억 엔 많아”
“인구감소에 따른 인력부족 대응·도쿄올림픽 개최 등 요인으로 작용”
“디지털수지 악화 및 ICT 인재 육성 과제로 남아”
일본의 소프트웨어 투자 규모가 22년간 180%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동경사무소의 최재혁 차장이 최근에 작성한 ‘일본의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 배경 및 평가’ 분석에 따르면 일본이 소프트웨어 투자를 별도로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소프트웨어 투자액은 1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非)소프트웨어 투자액은 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본의 전체 설비투자에서 소프트웨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6.0%에서 지난해 12.7%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특히 2018년 이후부터 투자가 두드러졌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소프트웨어 투자액은 5조3000억 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3조5000억 엔이 투자된 것보다 2조 엔 가까이 많은 규모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소프트웨어 투자액은 6조9000억 엔(금융·보험업 제외)으로 전년(5조6000억 엔)보다 24.0% 증가했다.
최재혁 차장은 소프트웨어 투자 확대의 배경으로 글로벌 ICT투자 확대 속에서 일본 내 인구감소에 따른 인력부족에 대한 대응 강화를 꼽았다. 도쿄올림픽 개최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ICT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정보통신산업의 성장세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정보통신산업 GDP(명목)는 2021년도 기준 52조7000억 엔으로 2020년도 대비 0.82% 증가했다. 명목GDP 성장률(0.75%)을 상회한 것이다.
최 차장은 “생산가능 인구감소에 따른 인력 부족에 대한 대응으로 성력화(省力化)를 위한 소프트웨어 투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성력화란 작업의 기계화·자동화를 통해 노동력을 줄이고 경영효율을 높이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방일 외국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도입 준비 등으로 소프트웨어 투자 증가에 기여했다”고 부연했다. 최 차장은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소프트웨어 투자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증대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디지털 수지 악화와 ICT 인재 육성은 해결 과제로 지목했다.
일본의 디지털 관련 서비스수지 적자는 지난해 5조5000억 엔으로 2016년(-2조7000억 엔)보다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최 차장은 “일본의 민간기업이 디지털 투자를 확대하면 클라우드 사용료나 소프트웨어 위탁개발비 등이 연동돼 증가하며 서비스수지 악화 요인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차장은 “일본 내 ICT 인재가 부족한 만큼 향후 경제의 디지털 전환 및 소프트웨어 투자 지속을 위해서는 ICT 인재 육성이 긴요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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