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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고속열차(KTX) 수출은 철도 유지와 운영 보수 등 운영 시스템을 패키지로 수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우디아라비아·폴란드 등 그동안 수출 논의를 진행 중인 국가가 운영 시스템보다 KTX 차량 수입에 무게를 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수출 성과가 단연 돋보일 수 밖에 없다.
특히 고속철 차량의 핵심 부품인 전기추동장치를 비롯해 제동장치, 주변압기, 승객 출입문 등 전체 부품의 87%가 국내 생산품으로 128개의 국내 중소 부품 공급사가 해외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의미까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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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은 운송 및 시운전 등을 거쳐 2027년 4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첫 편성 운행을 하고, 매달 1편성씩 순차 생산을 통해 같은해 9월부터 공급계약된 6편성(42량)이 모두 우즈베키스탄을 달리게 된다. 수출되는 KTX는 2021년 만들어진 ‘이음’이다. KTX-이음은 100%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 최초의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다. 이음은 프랑스 테제베를 기본으로 국내 환경에 맞게 개량해 진동과 소음을 줄이고 탈선 등의 위기 상황에서도 열차가 넘어가지 않도록 구조화한 것이 특징이다. 허용 속도를 초과하면 속도를 감속시키는 열차 자동제어장치, 신호장치 고장 시 운행 속도를 제한하고 이상 시 자동으로 열차를 정지시키는 속도제한장치도 도입됐다. 산지가 많고 터널‧교량이 많은 강원도에 집중 투입되고 있는데, 우즈베키스탄도 이 같은 지형에 유리한 KTX-이음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KTX-이음은 운영 유지 보수 측면에서도 기존 열차보다 우수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러한 점을 인식해 한국으로부터 고속철도 차량과 더불어 철도 유지, 운영 보수, 인력 양성 및 차량 기지 건설 지원 등에 대한 업무도 위탁하게 된 것이다. 고속철 차량 제작은 현대로템이, 유지보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맡게 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이음은 관리자가 기존 차량보다 한결 수월하게 운영·보수할 수 있다”며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이러한 점을 인식해 패키지 수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KTX-이음이 앞으로 한국의 수출 효자 상품이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 세계 고속열차 시장의 70% 이상이 동력 분산식 고속 차량인데 KTX-이음이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하게 된 만큼 우수성을 글로벌 시장에 확인해줄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TX-이음은 국내 고속철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며 “KTX-이음의 후속 모델인 ‘청룡’도 최근 국내에 도입됐는데 이음과 함께 수출 최전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대로템 등 대기업과 더불어 국내 철도 제작 관련 중소기업이 동반 수출에 나서게 돼 고속철 관련 산업 생태계 확대와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교통 협력에 관한 약정도 맺었다. 이번 약정으로 타슈켄트~안디잔 고속도로(약 54억 달러)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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