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건강이상설에 주가 동반 상승…“사실무근”
경영권 승계문제 재부상…순환출자구조 해소해야
지분 확보도 난제…막대한 상속세 재원마련 큰 부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건강이상설로 그룹 지배구조 재편 이슈가 재점화되면서 지배구조 핵심에 놓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급등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경영권 승계 이슈에 대한 증권가의 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모비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45%(1만6500원) 오른 2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한때 14.45% 치솟은 25만3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도 5.23%(9400원) 상승한 18만9000원에 마감했다. 역시 장중 11.92% 상승한 20만1000원까지 오르며 20만원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시총이 크고 그룹 지배구조 이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현대차(0.37%)는 하락 마감했다. 기아(0.82%)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치는 등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핵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증권가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건강이상 루머가 퍼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이와 관련 현대모비스는 장 마감 후 “상기 풍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공시까지 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받았으나 지배구조 문제가 줄곧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그룹의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런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면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지만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에 정 회장은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고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 지배구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의 최대주주는 자동차 부품 업체 현대모비스(지분율 21.64%)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7.19% 가졌다.
하지만 승계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에 대한 정 회장의 지분이 0.3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2.65%, 1.76%에 그친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상속받고 20.0%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자금을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려야 한다.
문제는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이 22조원대에 달하는 만큼 정 회장이 보유 지분을 확대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는데 현대모비스의 일부 사업을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하고 글로비스 지분을 기아에 매각해 해당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주식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 2018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반대에 막히면서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증권가에선 향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실적 개선 전망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지배구조 영향권에 놓인 종목들은 주가가 더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의 지배력 확보 열쇠는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라며 “오너 측은 현대모비스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를 유지하면서 지분을 확보한 이후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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