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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은 얼마 전 오이스터에이블의 배태관 대표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오이스터에이블은 흔히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기계(위 사진)와 다회용기 서비스 등로만 알려져 있지만, 그건 진짜 빙산의 일각이었습니다. 오이스터에비블의 ‘본체’는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와 재활용까지 전 단계를 추적하고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랄라루프’ 솔루션. 배 대표님의 설명을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먼저 오이스터에이블에 대해 꽤 알려진 이야기부터. 오이스터에이블은 2019년부터 전국 곳곳에 누적 910대의 무인 자원회수기를 설치해왔습니다. 여기에 페트병이나 캔이나 종이팩 같은 재활용 쓰레기를 넣으면, ‘오늘의 분리수거’ 앱에서 포인트를 받아서 다시 현금처럼 쓸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알고 있었던 에디터는 ‘어느 세월에 재활용 쓰레기를 모으나’, ‘자원회수기 가격도 비쌀텐데’ 같은 의구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오이스터에이블이 바라보는 곳은 재활용 분리수거 시장이 아니었습니다. 그 너머의, 탄소발자국 생애주기 관리 산업이었습니다.
‘스코프 1, 2, 3’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탄소배출량 측정의 범위를 가리키는 용어인데, 스코프1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을 의미합니다. 스코프2는 사업장에서 쓰는 전기까지 포함(석탄인지 신재생인지 등등)합니다. 스코프3는 제품을 같이 만든 협력사의 탄소배출량과 물류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 소비자의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까지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스코프 3은 엄청 어렵게 들리지만 이미 애플 같은 회사들이 스코프 3 기준에 맞춘 탄소중립을 2030년까지 달성하겠단 계획을 밝혔을 만큼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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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품 사용과 폐기까지 아우르는 탄소배출량 측정이 필요해지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바로 오이스터에이블이 등장합니다. 제품에 ‘랄라루프 ID’를 새겨서, 오이스터에이블의 무인회수기를 거쳐 수거하면 탄소배출 데이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제품의 원료부터 폐기까지 탄소배출량 추적 관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생애주기 전 과정에 관한 정보를 담아 마치 여권처럼 발급하고 관리하고 추적하는 ‘디지털 프로덕트 패스포트(DPP)’ 규제를 검토 중입니다.
덕분에 오이스터에이블은 최근 해외에서 더 주목받는 중입니다. 미국, 유럽 기업들은 규제가 당장 강화되는 추세다 보니 정말 급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달 미국 US플라스틱팩트의 지속가능한 포장재 혁신 어워드에서 2등상(Honorable Mentions)을 수상했습니다. US플라스틱팩트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환경 단체 및 기업들의 모임인데 유니레버, 월마트, 코카콜라, 네슬레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오이스터에이블은 참여 기업들에 랄라루프 솔루션을 소개하고 협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얼마 전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지속가능한 도시 컨퍼런스, ‘어반 퓨처 24’에도 참여했습니다. 5만명 이상의 방문객과 200개 이상의 유럽 지자체,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역시 랄라루프를 소개할 수 있었던 기회입니다. 이밖에 독일과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각각 선정돼서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미팅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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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도권 위주긴 하지만, 오늘의 분리수거 앱에선 근처 수거 기기(배출함) 위치를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워드와 함께 랄라루프의 세계를 체험해볼 수 있으니까 랄라루프 보유 지역에 거주하는 용사님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 이런 시도가 많아져서 우리가 버린 쓰레기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줄어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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