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에게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폭력 영상 등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가해자 구속이 기각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며칠 전 뉴스에 나왔던 4시간 폭행·강간 피해자 본인입니다. 제발 한 번만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올린 피해자 A씨는 가해자로부터 폭행당한 증거로 상해진단서, 정신과 진단서, 녹취록, 홈캠에 담긴 폭행 영상 등을 경찰서에 제출했지만 ‘증거 불충분 구속 기각’을 통보받았다.
A씨에 따르면 가해자 B씨는 이별을 통보한 A씨에게 재회를 요구하며 폭행과 강간을 했다. 집에 찾아와 베개로 A씨의 얼굴을 짓누르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깔아뭉갰다.
이에 A씨는 집 비밀번호를 바꿨지만 B씨는 여러 차례 A씨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려 시도했다. 경찰에 신고하면 B씨는 그냥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A씨는 “가해자는 저희 집에 홈캠이 있다는 걸 작년부터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인지한 상태로 주거침입에 폭행·강간까지 했다”며 “그런데도 가해자 측은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절대 강간이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적었다.
A씨가 이별을 통보한 건 지난 2월이다. A씨는 최근까지도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길에서 마주치면 죽여버린다고 협박한 음성도 증거 영상 속에 다 담겨있는데 기각이라니. 제가 정말 죽어야지 수사가 진행되는 걸까”라고 호소했다.
이어 “검찰 측은 증거 영상이 부족하다며 다른 영상을 더 가져오라고 한다”며 “제 홈캠은 sd 카드가 없는 구독권을 사용해 1~2분밖에 저장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씨는 “언론에 제보하기 위해 증거 영상을 수십번 돌려봤다. 어느 누가 본인이 강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을 보고 싶을까”라며 “증거 영상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14일 뉴시스는 B씨가 주거침입, 스토킹, 성폭행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 A씨는 현재 다른 곳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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