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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록] 용산 한강 조망인데… 산호아파트 재건축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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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용산 산호아파트(554가구)는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두 차례 입찰자가 없어 3차 입찰을 준비할 계획이다. /사진=김노향 기자

1977년 준공(입주)해 올해 47년째가 된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554가구)가 재건축사업 시공사 2차 입찰에서 다시 유찰 사태를 맞았다. 지난 4월1일 1차 입찰에도 시공사가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재건축조합은 3차 입찰을 준비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용산 산호아파트 재건축조합 사무실 인근에는 대형 시공사들 소속 직원들이 몰려들어 입찰 결과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실제 입찰자는 없었다. 현장설명회 당시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포스코이앤씨·DL이앤씨·롯데건설·호반건설·한양 7개사가 참석했지만 사업성 검토를 거쳐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용산 산호아파트는 원효대교와 맞닿아 있어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점이 최대 메리트로 손꼽힌다. 서울에서 전통 부촌으로 손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용산의 공통점은 한강을 끼고 있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을 통해 향후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용산은 주요 업무지구인 광화문·여의도·강남 등으로 이동 시간이 짧아서 교통 인프라가 우수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지하철역으로 도보 이동이 쉽지 않은 비역세권이 많다. 원효로에 위치한 산호아파트도 역세권이 아니다. 1호선 용산역과 5호선 마포역, 지하철 6호선·경의중앙선 효창공원앞역까지 버스로 10여분이 소요된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 산호아파트/사진=김노향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500m 개발 호재 기대

산호아파트는 20여년째 재건축 1순위로 꼽혔왔다.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것을 제외하면 미래에 가격 상승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현재는 일부 가구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없지만 재건축 이후에 전 가구 한강 조망권으로 바뀐다.

산호아파트 재건축조합은 현재 12층, 6개 동 554가구의 단지를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바닥면적 비율) 25.98%,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280%로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7개 동 647가구(임대 73가구)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용산구청은 올 3월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재개됨에 따라 용적률 1700% 혜택을 지원, 100층 높이의 마천루가 들어서게 된다. 용산 산호아파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에서 500m 거리에 있다.

조합은 시공사가 최상위 브랜드(하이엔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놨다. 강남3구와 용산에선 최근 아파트 브랜드를 일반과 분류해 고가 수입산 자재를 사용하고 이는 공사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고분양가를 노리는 한강변의 입지에도 이 같은 요인이 시공사 선정 유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평)당 830만원, 총공사비 3287억원이다. 조합은 강남3구와 용산 기준으로 봐도 평균 대비 낮은 공사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삼익맨숀(936가구)은 3.3㎡당 810만원의 공사비에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잠실진주(2366가구) 823만원,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5002가구) 829만원 등으로 유사한 수준이나 공사비 인상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다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기준으로 보면 800만원대 공사비가 낮은 것은 현실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반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3구 하이엔드 브랜드 재건축 단지들의 공사비는 최소 3.3㎡당 900만원대”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여의도 공작아파트(373가구) 재건축조합에 하이엔드 ‘푸르지오 써밋’의 공사비를 3.3㎡당 1070만원으로 제시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는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과 2017년 재건축 공사비 3.3㎡ 500만원대에 합의했다가 아파트 브랜드를 하이엔드 ‘디에이치’로 변경함에 따라 최근 13000만원대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용산 산호아파트는 재건축 후 647가구 가운데 일반분양(93가구) 비중이 약 14%로 작은 편인 데다 일반분양 물량의 73가구가 공공임대인 점에서 분양 수익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서울 용산구 원효로 산호아파트/사진=김노향 기자

건설업계 “경쟁입찰 회피”

경쟁 입찰을 회피하는 건설업계의 특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에 출혈 경쟁을 해 많은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사업을 수주했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서 다음 수주에 기반이 되는 전략을 썼다”며 “하지만 최근엔 경쟁사가 공들여온 사업장이면 굳이 입찰에 뛰어들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행법상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은 2회까지 경쟁입찰이 이뤄져야 계약을 성사할 수 있다. 3회에선 단독입찰한 업체와도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건설업계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유효경쟁 규정을 1회로 줄이는 방안을 건의해왔다.

공사비 상승시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증가도 우려된다. 용산 산호아파트는 과거에도 분담금을 놓고 조합원 내 갈등을 겪었다. 2022년 113㎡(이하 전용면적)를 보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후 유사한 112㎡를 분양받을 경우 분담금 7억20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추정 결과가 나왔다.

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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